'암살' '도둑들' 등 천만 관객 수식어 가진 최동훈 감독
신작 '외계+인' 관련 화상 인터뷰

15일 최동훈 감독은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 '외계+인'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케이퍼필름 제공
최동훈 감독의 아이덴티티는 무궁무진한 상상력이다. 앞서'도둑들'과 '암살'로 쌍천만 감독에 등극한 최동훈 감독은 '세상에 없던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늘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15일 최동훈 감독은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 '외계+인'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외계+인'은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타짜' '전우치' '도둑들' '암살' 등 다수의 흥행작 이후 오랜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최동훈 감독이 '외계+인'으로 그리고 싶었던 것은 리얼리즘과 정반대의 영역에 있다. 최동훈 감독은 "리얼리즘적이었던 '암살'과 최대한 멀리 떨어진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외계+인'의 본질은 호기심이다. 이 영화 속 캐릭터들은 각기 다른 호기심으로 움직인다. 호기심으로 세계관을 키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15일 최동훈 감독은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 '외계+인'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케이퍼필름 제공
지난 2015년 개봉한 '암살' 이후 최동훈 감독은 "노동이 많이 들어가는 영화"를 갈망했다. 이후 곧장 경주로 떠났고 그의 상상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경주를 3일 동안 돌아다니면서 과거의 수천 년이 담기는 영화를 하고 싶었어요. 건물들을 보면서 외계인이 나오면 어떨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시작했죠."
그렇게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렸고 최동훈 감독은 펜을 잡았다. 거대한 세계관을 구현하기 위해 최동훈 감독은 기존과 다른 방식을 택했다. 그간 초고를 쓰고 수정하는 과정이었다면 이번 '외계+인'에서는 초고를 쓰고 난 후 폐기처분하기를 여덟 번을 반복했다.
그야말로 '오리무중의 세계 속'이었다는 최동훈 감독은 "약 2년간 시나리오를 썼다. 관객들이 드라마를 따라가기 어려울지 수십 번씩 고쳐가면서 썼다. 실제로 저는 제가 좋아하지 않는 씬은 쓰지 않는다. 영화 속 모든 장면은 제가 좋아하고 드라마적인 목적을 갖고 있다. 제가 '외계+인'을 봤을 땐 고민의 흔적이 아주 많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중 영화를 찍는 감독이기 때문에 대중의 상상력 크기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한다"고 연출 당시 가졌던 고민을 짚었다.
최동훈 감독은 인터뷰 도중 세계적인 SF작가 아서 클라크의 명언인 "고도로 발달된 과학은 마법과 구별되지 않는다"는 말을 읊었다. 이 문장은 '외계+인'의 톤이 됐고 관객들이 곧 마주할 한국형 SF판타지가 탄생하게 됐다.

'외계+인'은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CJ ENM 제공
지금의 최동훈 감독이 있을 수 있던 것은 과거 명작들 덕분이란다. 어린 시절 '백 투 더 퓨처'를 보고 '이렇게 재밌는 이야기가 있을 수 있을까' 하면서 충격에 사로잡혔다는 에피소드가 이어졌다. 최동훈 감독이 영화의 재미를 본격적으로 느낀 순간이다. 그리고 그때의 감정은 지금도 여전하다.
"'전우치'를 하고 난 후 도술을 또 다루게 됐어요. 어떤 아이템을 써야 할지 고민을 하기도 했어요. 이때 프로덕션에서 유치할 것 같다는 우려를 내놓았지만 유치한 게 뭐가 나쁜가요. 가끔 세상은 유치하게 돌아가요.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에서 나오는 유치함은 절대 유치하지 않죠."
이처럼 최동훈 감독은 욕심을 버리고 영화적 밸런스, 흐름을 유독 신경 썼다. 13개월간 촬영한 결과물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최동훈 감독은 "세상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영화도 드라마적인 요소를 갖고 간다면 재밌을 것 같았다. 다만 1부 자체가 한 편의 영화 같은 완성도를 가져야 했다. 시나리오를 쓰는 데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지금 2부 편집 완성 직전이다. 긴 후반작업이 예상된다"고 말하면서 웃었다.

15일 최동훈 감독은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 '외계+인'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케이퍼필름 제공
'외계+인'은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등 그야말로 초호화 캐스팅인 만큼 관객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매번 영화를 만들 때마다 두려움에서 출발해요. 범죄 영화를 계속 연달아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고통스러워도 해야 합니다. 이 영화가 한 번도 보지 못한 구성과 느낌이기에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처럼 최동훈 감독이 도전적인 정신으로 영화를 만들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도둑들'과 '암살' 두 천만 영화를 배출한 후 '트리플 천만'에 대한 가능성은 어떨까. 이에 최동훈 감독은 "전작이 잘 됐다고 해서 다음 작품이 잘 되지 않는다는 건 저도 잘 안다. 모든 감독들에게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있다. 훈장이자 멍에"라면서도 "시나리오를 쓸 때 영화를 만든 땐 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관객에게 영화적 즐거움을 전하고픈 마음 뿐이다. 영화를 만드는 원동력에서 흥행은 두 번째"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외계+인'을 본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해요. 저는 어떤 장르도 다 열려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해야 영화를 계속할 수 있죠. 아직 한국영화는 장르적으로 다양하지 않은 편입니다. 한국 관객들이 SF를 굉장히 재밌게 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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