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상명하복 이용 가혹행위" 집행유예
게티이미지뱅크
해병대 복무 당시 신체적인 것을 트집 잡아 후임병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2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8단독 김동희 판사는 군형법 위반과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23)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인천시 강화군 해병대 2사단 복무 당시인 지난해 3∼10월 부대에서 후임병인 상병 B씨에게 “살이 빠졌다”며 1시간 동안 초코빵 20개와 컵라면 1개 등을 한꺼번에 강제로 먹도록 했다. 자신의 성대모사를 보고 웃었다며 B씨의 정강이를 K-1 소총으로 8차례 폭행하고 부대 뒷산으로 데리고 가 나뭇가지로 허벅지와 엉덩이 등을 70차례 때린 것으로 파악됐다.
일병 C씨에게는 만두 1봉지, 치킨 1봉지, 새우 1봉지, 불닭발 1봉지를 모두 먹게 한 뒤 “다 먹을 때까지 일어나지 말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그의 가혹행위는 주로 부대 내 생활관에서 이뤄졌으며, 후임병 5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군대 내 상명하복 질서와 폐쇄성을 이용해 후임병들을 상습 폭행하거나 가혹행위를 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다만, 피고인이 초범이고, 잘못을 뉘우치면서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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