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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갈등'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사임… 대통령은 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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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갈등'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사임… 대통령은 반려

입력
2022.07.15 07:58
수정
2022.07.15 17:5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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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운동(M5S) 연립정부 이탈 여파
“현 내각, 내년 상반기까지" 대통령 의중 담긴 듯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4일(현지시간) 북부 돌로미티산맥 마르몰라다봉 빙하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카나체이=AP 연합뉴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4일(현지시간) 북부 돌로미티산맥 마르몰라다봉 빙하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카나체이=AP 연합뉴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대통령이 이를 반려했다. 이탈리아 최대 정당 오성운동(M5S)의 연립정부 이탈로 정국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나온 움직임이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드라기 총리가 이날 저녁 대통령에게 사임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기 총리의 사임 의사 표명은 연립정부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정당 오성운동이 치솟는 에너지 비용에 260억 유로(약 34조2,376억 원) 규모의 국민 생계비 지원 법안 투표를 '보이콧'하며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나왔다. 오성운동이 불참한 가운데 법안은 172대 39로 가결됐으나, 드라기 총리는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 만나 1시간여 동안 논의한 뒤 사임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드라기 총리의 사임서를 반려했다. 대신 마타렐라 대통령은 드라기 총리에게 정국 위기 상황을 의회에 설명하고 자체 해법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드라기 총리는 20일 상·하원에 연이어 출석해 현 정국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공영방송 라이(Rai)뉴스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 같은 결정은 드라기 내각이 현 의회 임기가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돼야 한다는 마타렐라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이에 따른 에너지 비용·물가 상승, 경기 침체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 대내외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총리 교체나 조기 총선 실시는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니란 뜻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정국 향배의 키를 쥔 마타렐라 대통령이 드라기 총리의 유임 의지를 천명한 만큼 오성운동을 포함한 의회가 어떠한 방식으로 정치적 타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주세페 콘테 전 총리가 이끄는 오성운동은 그동안 에너지 위기·물가 상승 등으로 고통받는 가계와 기업을 위한 지원책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등을 놓고 드라기 총리와 각을 세워왔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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