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4번 타자’ 이대호(롯데)와 호세 피렐라(삼성)의 타격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13일 현재 이대호와 피렐라는 타율 0.341로 타율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최근 사흘 연속 1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순위 바꿈을 하더니 13일 현재 314타수 107안타로 정확히 같은 타율이 됐다. 개막 직후부터 이어진 둘의 타율 경쟁은 후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대호는 개막 후 4월 한달 0.356의 고타율을 찍었고, 5월(0.355)과 6월(0.341)에도 특별한 슬럼프가 없었다. 본격 더위가 시작된 7월에 살짝 무뎌졌지만 경기마다 결정적인 안타를 뽑아내며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6월엔 팀내 주축 타자들의 부상 이탈 속에서도 홀로 팀을 이끌다시피 했다. 이대로라면 지난 2011년 이후 11년 만의 타격왕 타이틀의 꿈도 무르익고 있다. 특히 ‘은퇴 시즌 타격왕’이라는 전무후무할 새 역사도 쓸 수 있다. 아울러 고(故) 장효와 양준혁(전 삼성)의 최다 타격왕(4회)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피렐라는 개막부터 5월까지 4할을 넘나드는 맹타를 휘두르다 6월 한달(0.216)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하지만 최근 10경기 타율 0.375로 반등에 성공, 다시 타율을 회복했다. 피렐라가 타격왕에 오르면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이후 7년 만에 외국인 타격왕이 된다.
타격 상위권 월별 타율 7월 13일 현재 (*=슬럼프 기간)
타율 | 4월 | 5월 | 6월 | 7월 |
---|---|---|---|---|
이대호(0.341) | 0.356 | -.355 | 0.341 | 0.279 |
피렐라(0.341) | 0.390 | 0.413 | 0.216** | 0.378 |
소크라테스(0.332) | 0.227** | 0.415 | 0.344 | 0.400(2경기) |
이정후(0.331) | 0.323 | 0.330 | 0.392 | 0.182** |
아직은 이대호도, 피렐라도 안심하기엔 이르다.
이정후(키움)는 6월 중순까지만 해도 선두 경쟁을 하다가 최근 10경기(0.182)에서 갑자기 방망이가 식으면서 4위(0.331)까지 떨어졌지만 몰아치기에 능해 여전히 강력한 타격왕 후보다. 타이틀을 딴다면 장효조(1985~1986) 이정훈(1991~1992) 이대호(2010~2011)에 이어 역대 4번째 2년 연속 타격왕이 된다.
3위(0.332) 소크라테스는 부상 전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갈지 관건이다. 지난 2일 SSG전에서 얼굴에 사구를 맞는 큰 사고를 겪었기 때문에 타석에서 트라우마도 이겨내야 한다.
후반기에도 치열한 경쟁이 지속되면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2014년의 '역대급' 경합이 재현될 수도 있다. 당시 3할5푼 타자가 무려 5명이나 나왔는데 서건창(당시 넥센)이 0.370으로 김태균(당시 한화ㆍ0.365) 손아섭(당시 롯데ㆍ0.362) 강정호(당시 넥센ㆍ0.356) 최형우(당시 삼성ㆍ0.356)를 제치고 타격왕을 차지했다. 2020년에도 최형우(KIAㆍ0.354)가 손아섭(당시 롯데ㆍ0.352), 멜 로하스 주니어(당시 KTㆍ0.349)와 각축 끝에 타격왕 타이틀을 땄다. 지난해엔 ‘야구천재’ 강백호(KT)와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맞붙었다. 전반기에 강백호가 4할을 질주했지만, 후반기 들어 순위가 요동쳤고 결국 이정후가 ‘부자(父子) 타격왕’ 기록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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