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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검사 "염치 아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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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검사 "염치 아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입력
2022.07.14 08:30
수정
2022.07.1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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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책 '가불 선진국' 낸 출판사서 첫 책 발간

메디치미디어 유튜브 캡처

메디치미디어 유튜브 캡처

임은정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지난 13일 "사회와 역사에 유익한 사람, 염치를 아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10여 년간 검찰 내 치부를 고발한 기록과 소회 등을 담은 책 '계속 가보겠습니다' 출간을 앞두고서다. 2012년 박형규 목사의 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재심에서 무죄를 구형하며 화제가 된 임 부장검사는 각종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오면서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에 관해서는 입장표명을 거부해 논란이 된 바 있다. 2020년 9월 추미애 법무장관이 낸 '원포인트' 인사로 대검 검찰연구관(감찰정책연구관)으로 재직하며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을 공개 저격했었다.

임 부장검사는 이날 출판사 메디치미디어의 유튜브 영상에서 "어떤 사람은 역사와 사회에 유해한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무해한 사람들이 있지 않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영상은 오는 22일 그의 첫 책 출간을 앞두고 제작됐다.

책을 쓴 계기에 대해 임 부장검사는 "임은정이 왜 저러는지 오해하시거나 응원하시는 분들에게 조금 설명해주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임 부장검사는 광주 인화원 성폭행 사건 1심 공판검사로 2011년 영화 '도가니'가 개봉했을 때 사건에 대한 소회를 검찰 내부망에 올려 유명세를 탔다. 이듬해엔 박형규 목사 민청학련 사건 재심에서 부장검사 지시를 어기고 무죄를 구형했다.

책에는 검찰개혁을 위한 고언, 과거사 재심 사건 대응 매뉴얼 소개, 차기 검찰총장에게 바라는 글 등 2011년 9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쓴 총 32편의 글이 실렸다. 언론사 칼럼과 검찰 내부 게시판 등에 그간 쓴 글들이 바탕이 됐다.

임 부장검사는 "제 글이 조금 딱딱하거나 너무 세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아마 검찰에서 이런(비판) 말을 하게 되면 엄청나게 짓밟힐 거라는 걸 알고, 떨면서 직을 걸고 내지는 도끼를 목에 걸고 상소하는 선비의 마음으로 썼기 때문"이라며 "같은 목소리를 내고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을 불러 모으는 공간을 검찰에 국한할 게 아니라, 사회가 바뀌면 검찰도 바뀌니까 사회에 말해보자 해서 칼럼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초임 때부터 별의별 봉변을 겪어보기도 했고 이명박 정부 시절 핵심 요직이라 할 수 있는 법무부에 들어가 제가 직접 '침묵의 동조자'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마다 부끄러움을 눌러 담는 그릇이 있다. 나는 눌러 담다가 넘쳐 흘렀던 게 2012년"이라며 "(이후) 내부 투쟁부터 해서 10년 이상 쌓이다 보니 스스로 이 정도면 길모퉁이에 서서 새로 시작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때 강직했다가 변절하거나 돌변한 선배들을 많이 봤다. 그런 분들을 보면 역사와 진실의 힘에 너무 쉽게 절망하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시대 역류는 분명히 있는데 그 역류가 자기 앞에서 거대해 보인다고 순간 착각하면 그 역류에 편승해 역사의 걸림돌이 된다"며 "시대와 역사와 진실의 힘을 믿고, 역류가 있더라도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신뢰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임 부장검사의 책을 출판한 메디치미디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책 '가불 선진국'을 비롯해, ‘박원순을 기억하다', '승부사 문재인' 등 민주당 측 주요 인물들을 다룬 책을 펴내기도 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양정철 전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도 이 출판사 저자 목록에 올라가 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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