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T모티브, 코렌스 고소…기술 유출 갈등…경찰 수사로 이어져

SNT모티브, 부산경찰청에 고소장 제출
코렌스 이직 임직원, 코렌스이엠 이사 등 대상
업무상 배임, 영업비밀 누설 등 혐의

SNT모티브 부산본사 전경. SNT모티브 제공

부산지역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들 간의 기술과 영업 비밀 유출 문제와 관련해 피해를 주장하는 업체가 경찰에 고소를 하는 등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SNT모티브와 코렌스·코렌스이엠간 차량용 모터 기술 및 영업비밀 유출 관련 문제가 경찰 수사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SNT모티브는 코렌스로 이직했던 임직원 3명을 비롯해 코렌스, 코렌스이엠 및 코렌스이엠 대표이사를 피고소인으로 한 고소장을 부산경찰청에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 SNT모티브는 이들을 각각 업무상 배임을 비롯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 제출은 하루 전인 12일 이뤄졌고, 경찰은 기본 자료 검토 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SNT모티브는 모터개발팀 연구원들이 코렌스로 이직하면서 영업비밀 자료들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SNT 관계자는 “코렌스이엠이 SNT모티브의 협력업체들까지 찾아가 기술을 빼돌렸다는 것이 과거 코렌스이엠에서 근무했던 공익신고자의 제보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코렌스로 이직한 연구원 1명이 SNT모티브 재직 당시 작성한 자료를 코렌스이엠 연구원들에게 공유한 이메일 자료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SNT모티브는 친환경 자동차 모터사업을 활발히 진행하던 2012년 2월 코렌스 회장의 아들이 SNT모티브 기술연구소 모터개발팀에 병역특례로 입사했던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코렌스 회장 아들이 2015년 3월 병역특례를 마친 이후인 2017년부터 SNT모티브 모터개발 등 자동차부품 관련 연구원들의 이직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SNT모티브 측은 “2017년 3명을 시작으로 2018년 6명, 2020년 이후 최근까지 12명 등 20여 명의 모터개발팀 간부와 자동차부품 관련 연구원, 기술자 등이 코렌스로 대거 이직했다”고 말했다. 이직한 인원들 중 일부는 모터 관련 중대한 영업비밀 자료들을 회사에서 승인 받지 않은 이동식저장장치와 이메일을 통해 몰래 유출한 정황도 있다고 SNT모티브는 주장했다.

SNT모티브 관계자는 “현재 재직 중인 직원들과 영업비밀 및 지식재산권, 고객과 주주들의 이익 등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법적 검토를 마친 뒤 이번 고소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 기술 유출 등 관련 논란이 일자 코렌스이엠은 입장문을 통해 “SNT모티브 측의 주장은 근거 없는 악의적인 비방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SNT모티브 직원들의 이직 역시 당사 회장 아들과 관련이 없고, 관련 기술을 SNT모티브에서 개발하던 시기와 회장 아들의 근무 시기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당시 SNT모티브를 상대로 법률적으로 가능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