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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준석' 윤핵관 내부서도 동상이몽...내분 2라운드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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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준석' 윤핵관 내부서도 동상이몽...내분 2라운드 우려도

입력
2022.07.10 19:00
수정
2022.07.10 21:5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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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윤핵관 "당규 개정, 전대 열자"
유력한 당권주자 권성동은 반대
장제원 지지자 1100명 모임 세과시
이준석 전국 순회 준비 알려져

안철수(앞줄 왼쪽 네 번째부터) 국민의힘 의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정진석, 장제원 의원 등 참석자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안철수(앞줄 왼쪽 네 번째부터) 국민의힘 의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정진석, 장제원 의원 등 참석자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준석 대표의 '6개월 당원권 정지' 중징계로 후폭풍에 휩싸인 국민의힘이 사태 수습이냐, 내홍 확산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 겉으론 당내 갈등을 서둘러 수습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속내는 동상이몽이기 때문이다. 차기 당권 경쟁이 조기 점화된 데다, ‘포스트 이준석’ 체제 로드맵을 두고 윤핵관 내에서조차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등 당내 갈등 요인은 오히려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김기현 "이준석, 정치적ㆍ도의적 책임져야", 나경원 "악법도 법"

주말을 지내는 동안 당내에선 이 대표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대표가 정치적 책임 차원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른바 '자진사퇴론'이다.

유력한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당대표로서 개인의 과거 문제로 촉발된 혼란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지도자로서의 도리”라며 “정치적ㆍ도의적 책임”을 요구했다. 잠재적 당권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당헌ㆍ당규에 따라야 한다. 그래서 악법도 법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당 중앙윤리위원회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싸잡아 '조폭'에 비유하며 이 대표 '옹호'에 나섰다. 어수선한 여당 내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인 셈이다.

일단 11일 열리는 초선·재선·중진 등 릴레이 선수별 모임과 의원총회가 첫 번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의총에서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윤리위 결정 즉시 이 대표의 직무가 정지된 것으로 보고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도록 한 최고위원회의 결정에 대한 추인 여부가 의제로 올라갈 예정이다.

또 권 원내대표가 현재 이 대표가 '궐위'가 아닌 '사고' 상태라는 해석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사고면 이 대표가 6개월 징계를 마치고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반면, 궐위면 권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으로 지위가 바뀌면서 추후 임시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선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 때문에 궐위냐 사고냐를 놓고도 친윤석열(친윤) 그룹 내에서도 입장이 엇갈린다.

친윤 그룹은 대체로 새 대표 선출을 위한 임시 전당대회 개최가 불가피하다고 보지만, 권 원내대표는 이에 부정적이다. 이 대표가 대표직에 복귀할 길이 현실적으로 사라지면 저항이 거셀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표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낼 빌미가 되는 데다, 법원이 이를 인용할 경우 당 내홍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일부 윤핵관 의원들은 내친김에 당헌ㆍ당규를 개정해 22대 총선 공천권을 가진 새 대표를 뽑는 공식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다. 거대 야당에 맞서 국정 운영에 힘을 보태려면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명분이다. 하지만 유력 당권주자이기도 한 권 원내대표는 내년 4월까지 잔여임기가 있는 상황이라 원내대표직을 던지고 당권 도전에 뛰어들기 쉽지 않아 조기 전대에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트 이준석’ 체제 논의가 윤핵관의 분화를 촉발해 권력투쟁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중립성향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최고위원들과 비공개 면담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최고위원들과 비공개 면담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핵관 장제원, 1,100명 동원 지지자 모임하며 집안단속

그간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당의 중론을 모으는 것이 우선이라며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권 원내대표와는 결이 다른 행보다. 장 의원은 전날 코로나19로 중단했던 지지모임인 ‘여원산악회’ 행사를 2년 7개월 만에 재개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이례적으로 알렸다. 장 의원은 “1,100여 명 회원님들이 버스 23대에 나눠 타고 함양 농월정으로 향했다”며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더욱 열심히 달려 가겠다”고 썼다. 장제원ㆍ안철수 연대의 한축인 안 의원도 세 불리기에 나섰다. 안 의원은 12일 당ㆍ정 연계 모임인 ‘위기를 넘어 미래로'라는 민ㆍ당ㆍ정 토론회를 발족한다.

반면 이 대표는 잠행 중에도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주제가인 '바람의 빛깔' 번안곡 유튜브 링크를 공유하며 순순히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가사는 '자기와 다른 모습 가졌다고 무시하려고 하지 말아요',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가 없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이 대표 측이 2030 당원 모집을 위한 전국순회를 대응 카드로 준비하고 있어 당내 갈등이 장외 세대결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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