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신임투표 해야" '즉각 사퇴' 압박 ↑
보수당 '21일까지 최종 후보 2명 압축' 계획
영국 집권 보수당이 보리스 존슨 총리 밀어내기에 들어갔다. 존슨 총리는 '거짓말 스캔들'로 최근 총리직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후임 총리가 뽑히는 올해 가을까진 자리를 지키고 싶어 한다. 보수당은 이에 차기 총리 선출 절차를 서두르며 '존슨 시대'의 폐막을 준비하고 있다.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위원회'의 밥 블랙맨·클립톤 브라운 의원 등은 9일(현지시간) BBC방송 인터뷰에서 차기 당대표 선출 일정을 발표했다. 총리를 비롯한 내각 각료를 제외한 평의원으로 구성되는 1922위원회는 당내 인사를 결정한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은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기 때문에 1922위원회의 발표는 새 총리 선출 시간표를 밝힌 것과 같다.
보수당은 이달 11일까지 당대표 선출 위원회를 구성한 뒤 21일까지 최종 후보자를 2명으로 압축하기로 했다. 이어 당원 전체가 참여하는 결선 투표를 8월 중 실시하고, 9월 초까지는 새 대표이자 총리를 정한다는 게 보수당 구상이다.
"새 총리 올 때까지..." 존슨 향해 노동당 "당장 나가라"
이러한 속도전은 '존슨 총리가 당장 물러나야 한다'는 민심의 압박에 호응하는 차원이다. 제1야당인 노동당 키어 스타머 대표는 8일 "다음 주 존슨 총리를 상대로 의회 신임 투표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존슨 총리의 퇴진을 기다려줄 수 없다는 것이다. 스타머 대표는 또 "당대표를 바꾼다고 보수당 전체의 썩은 문화가 없어지는 게 아니다. 새 출발을 위해선 총선이 필요하다"며 보수당을 압박했다.
윌리엄 랙 의원이 트위터에서 "(신임투표 전에) 존슨 총리가 옳은 결정을 하고 물러설 수 있다"고 말하는 등 보수당 내에서도 즉각 사퇴론이 꺼지지 않고 있다.
"차기 경쟁 점점 치열..." 세금 등 존슨 차별화 '관건'
'포스트 존슨'을 노리는 도전자들의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9일 도전장을 던진 예비 총리 후보자가 8명이라고 소개하며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차기 총리로 유력하게 거론돼 온 리시 수낙 전 재무부 장관은 일찌감치 출마를 공식화했고,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존슨 총리와 겨뤘던 제레미 헌트 전 외무부 장관, 사지드 자비드 전 보건부 장관 등도 출사표를 던졌다.
존슨 총리의 증세 정책에 대한 비판이 컸던 데다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이 맞물리며 차기 당대표 선거에서는 세금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존슨 총리가 불명예 퇴진하는 만큼 후임자들의 '존슨 총리와의 거리두기'도 당대표 경선의 변수로 꼽힌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은 벌써부터 존슨 총리의 핵심 사업인 '브렉시트(Brexit)'에 대한 차기 총리의 입장 변화 가능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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