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500대 기업 여성임원 비중 6.3%
삼성전자 여성임원 6.5%…'비중 10%' 약속 못 지켜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여성임원 2.5% 불과
메타·애플·인텔 등 해외 기업 여성임원 10~35%
국내 대기업 여성 임원이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임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분석전문 조사기관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353개 기업의 여성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중은 6.3% 수준으로 조사됐다고 10일 밝혔다. 전체 조사기업 임원 1만4,612명 중 여성은 915명에 불과했다.
국내 여성 임원 비중은 자본시장법 개정 등 영향으로 최근 점진적으로 늘어왔다. 내달부터 본격 시행되는 새 자본시장법은 자산총액이 2조 원 이상인 상장사의 이사회를 특정 성(性)이 독식하지 않도록 규정해 사실상 여성 이사 선임을 의무화했다. 그 결과 2019년 3.8%에 불과했던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의 여성임원 비중은 2020년 4.6%, 지난해 5.5% 등 점진적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실제 기업에서 여성의 고위직 승진 기회는 여전히 부족하다. 국내에서 임직원 수가 가장 많은 기업인 삼성전자도 지난해 기준 전체 임원 1,526명 중 여성 비중은 6.5%에 불과했다. 국내 사업장으로 따지면 그 비중은 5.5%(60명)로 더 적었다. 삼성전자는 2011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10년 이내 여성임원 비율을 1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한 자릿수인 상황이다.
다른 대기업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올해 1분기 기준 주요 기업들의 여성 임원 비율은 현대차 4.0%, LG전자 3.8%, 포스코홀딩스 2.9%,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각각 2.5% 등이었다. 반면 해외 글로벌 기업들의 여성 임원 비율은 메타(옛 페이스북) 35.5%, 애플 23.0%, 인텔 20.7%, 대만 TSMC 10.0% 등으로, 한국보다 확연히 높았다.
한편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믹스가 각국의 여성 노동자 환경을 평가해 올해 3월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도 한국은 조사대상 29개국 가운데 최하위로 평가된 바 있다. 한국은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과 관리직 여성 비율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남녀 소득격차가 가장 큰 수준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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