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편의점도시락 판매율 급상승
고물가에 외식 대신 대안 메뉴로 부상
가성비가 높아 10대 사이에서 '혜자버거'로 인기를 끌던 맘스터치 '싸이버거'가 직장인의 입맛까지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점심값 1만 원' 시대, 저렴하면서도 든든한 싸이버거가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은 직장인들에게도 좋은 한 끼로 떠오른 것이다.
싸이버거는 원래도 전체 매출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는데, 최근 점심시간에 맞춰 찾는 직장인이 빠르게 늘었다. 오피스 상권인 서울 강남구 맘스터치랩 가든역삼점의 경우 싸이버거 인기로 2분기(4~6월) 점심시간대(오전 11시~오후 2시) 매출이 1분기(1~3월) 대비 약 11% 증가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싸이버거는 두툼한 통다리살 패티를 사용해 포만감을 쉽게 느낄 수 있는데 가격은 단품 기준 4,100원으로 저렴해 점심값 부담이 큰 직장인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김치찌개보다 저렴…점심시간 판매량 '쑥'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점심+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점심시간에 햄버거와 편의점도시락을 찾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8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 삼계탕 1만4,885원, 냉면 1만269원, 비빔밥 9,538원, 김치찌개 백반은 7,385원에 달한다. 반면 햄버거는 세트 기준 5,000~6,000원대, 편의점도시락은 3,000~4,000원대라 저렴하게 점심을 해결할 수 있다.
점심 프로모션 할인이 적용되는 햄버거 업계는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맘스터치는 2분기 점심시간대 전체 판매량이 1분기 대비 2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리아도 점심 메뉴 판매량이 약 10% 증가했고, 매장 이용객은 13%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 방학시즌인 7, 8월은 매출이 소폭 줄기 마련인데, 올해는 직장인이 대거 유입되면서 여느 때와 분위기가 다른 듯하다"고 말했다.
'점심 맛집'으로 거듭나기 위해 업계는 신제품 개발에 힘을 쏟는다. 맘스터치는 메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연구기관인 제품혁신센터를 확장 이전하고 '트리플딥치즈싸이버거' 등을 새로 출시했다. 한국맥도날드, 롯데리아, 버커킹은 신제품 개발시 패티를 추가하고 소스에 변화를 주는 식으로 내용물을 풍성하게 만드는 데 집중한다.
고물가에 무더위까지…접근성 좋은 편의점도 '점심 맛집'으로
편의점도 점심때면 도시락을 찾는 직장인들로 붐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지난달 도시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1% 늘었다. 같은 기간 도시락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도시락 구독 쿠폰'(월 4,000원)의 사용량은 97.9% 증가했다. 도시락 구독 쿠폰은 30일 동안 20% 할인된 가격에 도시락을 10번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GS25도 1~7일 도시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9.8% 오르자 '통민물장어도시락' 등 보양식 도시락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편의점도시락은 올 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이 늘면서 인기가 한풀 꺾일 것으로 관측됐으나,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직장인 중심으로 다시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에 무더위까지 겹쳐 직장인들이 접근성 좋은 편의점에서 점심을 먹는 듯하다"며 "고객 니즈에 맞춰 가격은 저렴하게 유지하되 한 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도록 제품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