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건너던 초등생 치어 숨지게 한 굴착기 기사 영장

응급조치 없이 3㎞가량 도주한 혐의도

어린이보호구역.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경기 평택의 한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굴착기 기사에게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8일 평택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50대 굴착기 기사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전날 오후 4시쯤 굴착기를 운행하던 중 평택시 청북읍의 한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B(11) 양 등 2명을 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사고 이후 응급조치 없이 3㎞가량 도주한 혐의도 있다.

이 사고로 B양은 머리를 크게 다쳐 현장에서 숨졌고 C(11) 양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사고 당시 B양 등은 보행신호에 맞게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으나, A씨가 신호를 무시한 채 주행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운전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가 난 횡단보도는 초등학교 정문과 바로 맞닿은 어린이보호구역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힌 A씨는 “사고를 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계속 주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바퀴가 없는 굴착기는 건설기계로 분류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치사(민식이법)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