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시대 형성된 부족국가…신라에 편입
조문국박물관, 2013년 금성면에 개관
다양한 놀이시설 갖춰 가족체험코스 인기
도보 20분 거리엔 작약꽃 명소
경북 의성군 금성면 초전리에 가면 다소 생소하게도 느껴질 '조문국(召文國)박물관'이 나온다. 고대에 의성 일대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 부족국가인 조문국의 유물을 연구하고 전시·보관하는, 군단위에선 흔치 않은 박물관이다.
조문국은 한국사판 춘추시대로도 불리는 원삼국시대의 부족국가라는 게 통설이다. 기원전 100년경에 형성돼 기원후 2세기 말 신라에 편입된 것으로 보인다. 삼국사기에 "벌휴왕2년(185년) 2월에 파진찬 구도와 일길찬 구수혜를 좌우 군주로 삼아 조문국을 벌했다"는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다.
의성지역에선 대형고분 100여 기 등 조문국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374기의 고분이 금성면을 중심으로 분포한 것으로 확인된다.
조문국박물관은 이처럼 일반 역사책에도 잘 나오지 않는 조문국의 유산을 보존·전시하고 학술조사와 문화교육을 수행하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2013년 개관했다.
조문국박물관은 의성지역 최고 명소의 하나로 부상했다.
박물관이지만 물놀이장을 갖춰 한여름에도 가족단위 체험·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세계 최대 규모의 중생대 화석 특별 기획전 등 수준 높은 기획전은 전문가들도 찾게 만든다.
걸어서 20분 거리의 조문국고분전시관은 5, 6월 작약꽃이 만발한다. 이를 배경으로 '인생샷'을 찍으러 온 관광객들로 주말이면 일대 도로가 체증을 빚을 정도다. 게다가 차량으로 약 20분 거리엔 겨울엔 녹고 한여름에 얼음이 어는 빙계계곡도 있어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조문국박물관은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다. 지하 수장고, 열린 수장고, 상설 전시실, 기획 전시실과 강당을 비롯한 야외전시장과 공연장을 갖추고 있다. 고리타분한 유적을 보관하거나 전시하는 게 아니라 복합문화공간 개념으로 구성돼 있다.
박물관 구내의 물놀이장은 조문국박물관을 가족단위 교육과 체험장으로 발돋움하게 한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다.
1,300㎡ 부지에 제주나 경주 등 유명 관광지 특급호텔 물놀이장 못지 않다. 자이언트 트리, 왕릉 발굴 터 놀이 벽, 유물 발굴 터 분수, 터널 분수, 금동관 벤치 분수 등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성인 기준 의성 주민은 2,500원, 외지인은 5,000원밖에 하지 않는다. 12세 미만 어린이는 1,500원, 3,000원이다. 올해는 9일 개장, 내달 15일까지 운영한다.
조문국박물관의 두 번째 자랑거리로 꼽히는 중생대 화석 특별 기획전 '의성에서 찾은 생명의 흔적'은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의성 지역에 산재한 공룡 발자국 화석과 조개 화석 등 150여 점을 내년 3월 25일까지 전시한다.
박물관에서 발굴한 화석을 관람한 뒤 실제 출토된 현장으로 이동해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주목 받고 있다. 제오리 공룡 발자국 화석, 만천리 아기공룡 발자국,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이 있는 의성 '제오리, 만천리, 춘선면' 등은 모두 박물관에서 7㎞ 이내에 있다. 박물관과는 차량으로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박물관과 실제 공룡화석 발굴 장소를 오가며 당시 어떤 환경에서 공룡들이 살아가고 있었는지를 체험할 수 있게 박물관과 공룡 유적지를 연계해놓은 것이다. 세계적으로 드문 이 같은 전시 및 관람 방식이 이번 기획전의 숨은 의도이다. 이 모든 야외의 실제 발굴 현장 면적을 합산하면 당연히 세계 최대 규모의 공룡 화석 특별 기획전이라는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야외 공룡놀이터의 공룡 미끄럼틀, 공룡 발자국 화석, 사진 촬영 공간에다 차량으로 6분 거리의 산운 생태공원 등이 어린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특히 산운생태공원은 '쥬라기 공원'으로 불릴 정도로 크고 작은 공룡 모형이 가득 차 있다.
인접한 조문국고분전시관 일대는 작약꽃 명소다. 지금은 다 졌지만, 내년 5월이면 다시 자주색과 흰색 작약꽃이 고분군을 뒤덮는다. 실제 고분에 돔형 지붕을 씌워 조성한 조문국고분전시관은 2000여년 전 무덤과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빙계 계곡은 자연의 미스터리인 빙혈(氷穴), 풍혈(風穴)을 보유하고 있다. 한여름 주위 기온이 37℃든 40℃든 전혀 상관하지 않고 이곳에서는 강한 냉기가 뿜어져 나온다. 빙혈 내부에 설치된 온도계는 지금도 0℃를 가리키고 있다.
조문국박물관은 관람객들을 위해 주말에는 영화무료상영행사도 연다.
박재윤(57) 금성면장은 "박물관과 함께 지역 어린이들이 한여름을 시원하게 날 수 있도록 물놀이장을 설치했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대구, 칠곡, 구미, 김천, 상주 등에서도 발길이 쇄도한다"며 "이용객의 70% 이상이 외지인"이라고 말했다.
박 면장은 "의성군과 금성면, 지역 주민 등이 힘을 모아 해마다 늘고 있는 관람객들이 마음 편하게 다녀갈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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