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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벌 66만 원 '율렉스' 해녀복, 현대중공업이 37벌 '플렉스' 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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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벌 66만 원 '율렉스' 해녀복, 현대중공업이 37벌 '플렉스' 한 이유

입력
2022.07.07 20: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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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기업체들과 협업한 친환경 제품"
2,442만 원 상당 잠수복 37벌 기탁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지원한 친환경 잠수복을 입은 울산 동구 방어진계 해녀들. 현대중공업 제공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지원한 친환경 잠수복을 입은 울산 동구 방어진계 해녀들. 현대중공업 제공


7일 울산 동구지역 해녀들은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새 잠수복을 선물받았다. 이날 현대중공업그룹이 기탁한 잠수복 37벌의 총액은 2,442만 원 상당, 한 벌당 66만 원꼴로 전해졌다.

꽤나 높은 가격이지만, 해녀복에 담긴 의미는 크다. 스타트업인 '나모', 전통해녀복 제작사 '해왕 잠수복' 등 울산 지역 청년 기업과 소상공인들과의 협업을 통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해녀들의 뜻도 충분히 반영돼 혼자 입고 벗기 쉽도록 잠수복을 일체형이 아닌 상하의 분리형으로 디자인했고, 해녀 개인 체형에 맞춰 제작하는 등 해녀들의 편의성과 활동성도 고려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식물에서 얻은 친환경 고무 소재를 활용해 해녀 잠수복을 제작, 지원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번 잠수복에 사용된 원단은 미국 '율렉스(Yulex)'사에서 개발한 제품으로, 신축성이 우수한 것은 물론 내구성과 보온 기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해녀들의 나잠(산소호흡장치 없이 바다에 잠수) 어업을 돕고, 땅속에서 자연 분해가 가능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율렉스 제품을 선뜻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도 해녀들이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잠수복은 합성고무 소재인 '네오프렌(neoprene)'으로 만들어져 왔는데, 썩지 않아 자연 분해가 어렵고 재활용하기도 힘들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 있어서 이를 대체할 친환경 제품을 찾아 해녀들에게 기탁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소한의 도구로 바닷속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는 이들이 대대로 이어온 기술과 지식, 의례 등의 문화를 아울러 2017년 5월에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울산은 전국에서 제주 다음으로 해녀가 많은 지역으로, 동구에만 190명 이상의 해녀가 활동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그룹 관계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활동으로 지역 전통문화 유지와 생태계 보존을 위한 나눔을 실천했다"며 "친환경 해녀복 지원 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 생태계 보호를 결합한 사회공헌사업으로 의미가 크다"라고 전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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