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수준 높아진 베트남, 가격보다 품질 중요시
'짝퉁' 파는 중국 대신 일본 선호도 높은 이유
"수출 유망품목 친환경·기능성 보완하고
저가 유사상품 관련 적절한 대비책 마련해야"
불과 4년 만에 일본이 중국을 꺾고 베트남에서 한국의 최고 경쟁자로 떠올랐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 주력 상품인 화장품과 전자제품 등에서 경쟁이 치열한 데다 일부 상품은 가격과 품질 면에서 일본 상품 대비 경쟁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한국무역협회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 및 한국 상품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인식조사는 베트남 바이어 및 일반 소비자 9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2018년에 이어 2번째다.
베트남은 중국을 대체하는 생산기지일 뿐 아니라 인구가 1억 명에 달해 경제 성장에 따른 구매력 증가가 가파르다. 또 최근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가장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시장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3위 수출국이자 6위 수입국이기도 하다.
조사 결과 한국 상품의 경쟁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응답은 80.3%로 매우 높았으나, 일본의 추격세가 무서운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2018년 조사에서 베트남 내 한국 상품을 대체할 국가 2위에 머물렀으나 이번에는 70%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기존 1위였던 중국은 2위인 미국에 이어 3위로 밀려났다.
이 같은 변화는 베트남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구매결정 요인이 가격에서 품질로 옮겨가고, 그에 맞춰 베트남 시장에서 일본 대기업 유통망의 진출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국은 '짝퉁' 한국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거나 인체 유해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판매하다 발각돼 반감을 키웠다.
문제는 경쟁국 대비 한국 상품의 약점이다. 한국 상품은 경쟁국 대비 품질이나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 등에서는 우수했지만,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경쟁국과 비교할 때 한국 상품의 약점으로 응답자의 55.4%가 가격을 꼽았다. 특히 우리의 주력 제품인 화장품과 전자제품, 식품 등에서 일본, 중국 등에 비해 가격 열위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협은 "우리 주력 제품에서 이미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은 물론,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 중국이나 베트남 토종 기업들과도 경쟁이 예상된다"며 "수출 유망 품목의 친환경 및 기능성을 보완하는 한편 저가 유사 상품에 대한 적절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