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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표 KDI 원장, 한덕수 압박에 결국 사퇴…"남을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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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표 KDI 원장, 한덕수 압박에 결국 사퇴…"남을 이유 없다"

입력
2022.07.06 16:20
수정
2022.07.06 19:11
2면
0 0

문 정부 경제수석 홍 원장, 사퇴 수순
"다름 인정 않는 총리에 큰 실망"
표적 감사 주장도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6일 자신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생각이 다른 의견에 총리가 귀를 닫는다면 KDI 원장으로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고 직격했다. 연합뉴스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6일 자신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생각이 다른 의견에 총리가 귀를 닫는다면 KDI 원장으로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고 직격했다. 연합뉴스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자신의 사퇴를 거론한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6일 "생각이 다른 의견에 총리가 귀를 닫는다면 KDI 원장으로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홍 원장은 이날 '총리님 말씀에 대한 입장'을 예고 없이 발표했다. 한 총리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설계자가 KDI 원장에 앉아 있는데 같이 갈 수 없다"며 사퇴를 압박하자 내놓은 거취 표명이다. 문재인 정부 경제수석을 지낸 홍 원장의 임기 만료는 2024년 5월로 아직 2년 가까이 남아 있다.

홍 원장은 '다름을 인정해 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희박한 점을 감안해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홍 원장은 휴직 중인 부경대에 2학기 강의 신청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KDI 관계자는 "홍 원장이 사표를 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민간주도성장은 현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대전환의 시대를 대비하기에는 미흡해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며 "제가 KDI 원장으로 조언을 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총리가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사이에 다름은 인정될 수 없고 제 거취를 말한 것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책연구기관은 연구의 자율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원장 임기를 법률로 보장하고 있다"며 "KDI와 국책연구기관이 정권 입맛에 맞는 연구에만 몰두하고 정권의 나팔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면 국민 동의를 구해 법을 바꾸는 게 순리"라고 강조했다.

홍 원장은 이어 "총리가 제 거취에 관해 언급할 무렵 감사원이 KDI에 통보한 이례적인 조치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이 홍 원장 사퇴를 압박하는 한 총리와 보조를 맞춰 KDI에 대대적인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표적 감사'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홍 원장은 "정권과 원장이 바뀐다고 연구 보고서가 달라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제가 떠나더라도 KDI 연구진들은 국민을 바라보고 소신에 따라 흔들림 없이 연구를 수행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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