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은행 간 예대금리차 비교 가능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공시 예정
이르면 다음달부터 은행의 주요 수익성 지표인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가 매달 공개된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신용점수에 따라 은행별 대출금리를 비교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6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금리 정보 공시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은행들의 가계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최근 예대금리차 역시 크게 확대된 상태다.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 만큼 은행들의 수익은 좋아졌다는 얘기다. 이에 대통령뿐만 아니라 정치권까지 나서서 금리 인하 압박 수위를 높이자 당국이 관련 대책을 내놓게 됐다.
은행이 소비자 눈치 볼 일 많아진다
개선안의 핵심은 예대금리차 공시다. 그간 예대금리차는 은행 개별 홈페이지를 통해 3개월 주기로 공시됐는데, 공개 주기가 길고 은행 간 비교가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앞으로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모든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한 달마다' '한 번에' 공개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은행이 가장 많은 이자 수익을 올렸는지 알 수 있게 됐고, 반대로 은행들은 소비자 눈치를 볼 일이 많아진 셈이다.
대출금리 공시 방식도 개선된다. 현재도 대출금리는 매달 공개되고 있지만 소비자가 알기 어려운 은행 자체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공시돼 자신의 대출금리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이에 대출금리를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는 신용평가사 신용점수를 기준으로 구간별로 공시해 은행 간 대출금리 비교가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자신의 신용점수가 888점이라면, 850~900점 구간의 대출금리를 비교해 가장 저렴한 금리를 제공한 은행을 찾아볼 수 있다.
예금금리 공시 역시 '전월 평균 금리' 항목을 추가해 해당 은행이 실제 취급한 금리가 얼마인지 알 수 있게 했다. 또 은행 대출금리가 과다 책정되지 않도록 금리 산정 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은행은 1년에 2회 이상 금리 산정 체계를 점검하고, 이를 금감원 검사 시 참고자료로 활용하기로 했다.
관치 금융 논란엔 "소비자 선택권 강화가 핵심"
당국은 '관치 금융' 논란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최근 당국·정치권 등의 금리 인하 압박이 이어지면서 당국이 시장 자율 영역인 금리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형주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소비자들에게 금리 관련 정보를 충분히 알리고 그 과정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며 "다만 그 과정에서 대출 금리 하방 압력이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했다.
다만 당국은 이번 대책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대출금리 인상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국장은 "예대금리차는 장단기 금리차와 밀접하게 관련 있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향후 (대출금리) 인하는 솔직히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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