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AI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300억 투자
로봇·콜센터·자율주행 서비스에 접목 계획
AI반도체 자립 통해 엔비디아와 경쟁 목표
'탈통신'을 선언한 KT가 국내 스타트업과 손잡고 인공지능(AI)반도체 시장에 뛰어든다. AI반도체 역량을 키워 미국 엔비디아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청사진도 공개했다.
KT는 토종 AI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300억 원을 투자해 자율주행·클라우드 등 미래산업에 필요한 AI반도체를 직접 조달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AI반도체는 대표적인 시스템반도체의 하나로 AI시스템의 두뇌 역할을 한다. AI가 접목되는 로봇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IDC) 등에 주로 사용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0년 230억 달러(약 28조9,202억 원) 규모인 글로벌 AI반도체 시장이 2025년 711억 달러(89조4,011억 원)로 5년 사이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KT가 AI반도체 시장에 진출한 이유는 ①시장에 절대강자가 없고 ②기존 통신네트워크와 결합 가능성이 크며 ③KT의 새로운 서비스에 AI 활용도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분야는 각각 삼성전자, 인텔, 대만 TSMC 등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AI반도체는 최근의 AI산업 발전을 토대로 태동하기 시작한 분야로, 아직 시장의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선 SK텔레콤의 자회사 사피온과 퓨리오사AI 등이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KT는 현재 기업 콜센터와 주거공간, 모빌리티 사업 등에 AI를 접목하고 있는데, 향후 AI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반도체 자립화 성공해 엔비디아에 도전장"
KT는 우선 AI반도체의 전 과정을 지휘하는 'AI 풀스택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투자를 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리벨리온은 AI반도체 분야 중에서도 '주문형 반도체(ASIC)' 설계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통신사업을 통해 축적한 네트워크 기술에 리벨리온의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능을 더한다면 구글과 아마존처럼 AI반도체를 기획하고 설계까지 할 수 있는 풀스택 기업의 역량을 갖출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KT는 이 같은 AI반도체 자립화에 성공한 후 오는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GPU 시장의 압도적 세계 1위인 엔비디아의 점유율을 잠식하는 것이 목표다. GPU는 AI반도체가 활용되는 대표적 분야다. 구현모 KT 대표는 "AI반도체는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가 될 수 있는 핵심 영역"이라며 "KT와 리벨리온이 협업을 통해 엔비디아와 퀄컴과 같은 글로벌 팹리스 기업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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