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유예 또는 담보비율 낮춘다"며
"'미봉책'에 불과할 것", "솔직히 부담"

코스피가 전 거래일(2341.78) 대비 49.77포인트(2.13%) 내린 2292.01에 장을 닫은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 23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1년 8개월 만이다. 뉴시스
증권사들이 속속 반대매매 완화를 발표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증시 안정 대책으로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3개월 면제하자 보폭을 맞추는 것이다. 실효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4일 교보증권, 다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을 시작으로 5일 하나증권, IBK투자증권 등이 반대매매 완화에 동참했다. 7일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도 '11일부터 시행' 방침을 밝혔다. 대부분 반대매매를 하루 유예하거나 담보비율을 10%포인트 낮췄다. 삼성증권 등 다른 증권사도 비슷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대매매는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경우 발생한다. 통상 빌린 돈의 140%(담보비율) 이상의 주식을 계좌에 보유해야 한다. 주가 하락으로 잔액이 담보비율에 못 미치면 정해진 기한 내 채워 넣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주식은 강제 청산(반대매매)된다.
반대매매는 전날 종가보다 낮은 가격에 책정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그래서 교보증권 등은 담보 부족분을 채워 넣는 기간을 하루 더 연장하거나, 담보비율 자체를 낮춰 반대매매 건수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속사정을 살펴보면 "실효성은 글쎄"라는 조금 다른 얘기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렇다. ①하루를 더 늦춰 준다고 해서 없는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②현재 증시 하락은 글로벌 경제가 휘청하면서 생긴 파장이기에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솔직히 부담된다"는 하소연도 있다. 그만큼 돈을 빌려준 증권사들의 부담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완화하겠지만, '리스크 관리' 측면에선 차라리 신용융자 규모를 줄이는 게 낫다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반대매매 완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인 2020년에도 시행됐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때는 '끝이 보이는' 위기였지만, 지금의 하락장은 스멀스멀 진행돼 언제 끝날지 모른다"며 "증권사의 부담만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둘로 나뉜다. 당장 반대매매 위기에 놓인 투자자는 "한숨 돌렸다"며 반기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거품을 더 키우는 것 아닌가"라고 난색을 표한다. 6일 한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의 이용자는 "근본 원인은 해결되지 않을 텐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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