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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에너지 비명'에 "원전 재가동" 요구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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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에너지 비명'에 "원전 재가동" 요구 들썩

입력
2022.07.0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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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가격 엔화기준 올해 120% 급등
예년 평균 기온 15도 웃도는 때이른 폭염

때이른 무더위로 전력 수급 주의보가 내려진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의 한 공원에서 자전거 운전자가 얼굴의 땀을 닦아내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때이른 무더위로 전력 수급 주의보가 내려진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의 한 공원에서 자전거 운전자가 얼굴의 땀을 닦아내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에 엔화 약세, 도쿄를 덮친 폭염까지. 3중고를 만난 일본이 심각한 에너지 위기에 몰리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참사 이후 중단한 원자력발전소(원전)를 재가동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오르내린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국제 원유·천연가스·석탄의 가격 급등으로 에너지 수입 비용이 치솟는 가운데 엔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로 추락하면서 일본이 에너지 위기에 처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너지의 약 90%를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야기한 세계적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은 달러 기준 올해 상승률이 40%대이지만 엔화 기준으로 계산하면 상승률은 70%를 넘는다. 지난 5월 엔화 기준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비용은 1년 전보다 120% 가까이 뛰었다.

러시아가 극동 에너지 개발 사업인 '사할린-2' 프로젝트에서 일본 기업을 배제하려 하는 것도 악재다. 사할린-2에서 나오는 천연가스 중 60%는 일본 몫이다. 일본 전력 공급량의 3%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내부 수급도 여의찮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부분 원전은 가동이 중단됐다. 재생에너지도 2019년 기준 비중이 10%에 못 미친다.

제인 나가노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전쟁 이후 높은 연료 가격과 폭락하는 통화를 포함한 여러 요인들이 일본의 에너지 안보에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일본이 가장 심각한 에너지 위기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강렬한 햇빛을 피해 양산 쓴 시민들이 건널목을 건너고 있다. 도쿄=AP 뉴시스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강렬한 햇빛을 피해 양산 쓴 시민들이 건널목을 건너고 있다. 도쿄=AP 뉴시스

때이른 폭염은 일본의 에너지 위기를 부채질한다. 올해 장마가 1951년 이후 가장 빠르게 물러가면서 이른 무더위가 열도를 뒤덮었다. 지난주 도쿄 최고 기온은 37도 가까이 치솟아 지난 30년간 평균 기온(22.5도)을 약 15도 웃돌았다.

식품과 원자재 가격까지 덩달아 급등했다. 종이부터 철강, 콘크리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가가 들썩이면서 오는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기시다 후미오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엔화 약세와 에너지 수입 비용 급증이 무역수지 적자로 이어지자 에너지 안보와 전략시장 구조에 대한 논쟁도 불거지고 있다. 민감한 사안인 원전 재가동을 둘러싼 찬반 논쟁도 다시 가열되고 있다. 오바 노리아키 포스트 오일 전략연구소 소장은 "원자로 재가동을 요구하는 여론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며 "참의원 선거 결과가 에너지 정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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