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그리고 어도어(ADOR)의 존재는 하이브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 어도어의 첫 걸그룹이자 일명 '민희진 걸그룹'이 오는 22일 본격적인 데뷔 프로젝트의 시작을 예고했다. 하이브의 틀을 깰 이들의 변주가 무척이나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는 지난 1일 각종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신인 걸그룹 론칭을 대대적으로 예고했다. 지난해 어도어가 설립된 이후 1년 만, 어도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민희진 CBO(Chief Brand Officer)가 하이브로 이직한 지 약 3년 만에 선보이는 첫 그룹의 데뷔 소식은 글로벌 K팝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어도어가 론칭할 걸그룹에 비상한 기대가 모인 것은 단순히 하이브 레이블 소속 신인 걸그룹이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다. 이들을 향한 기대는 어도어의 수장인 민희진 대표이사에서 비롯된다.
K팝 시장에서 민 대표이사가 쌓아온 이력은 실로 화려하다. 과거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에서 평사원으로 시작해 크리에이티브(아트) 디렉터 겸 총괄이사까지 겸임했던 그의 전설적인 커리어는 이미 업계 안팎에서 유명하다. 소녀시대를 시작으로 에프엑스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 등 그의 손을 거친 SM 소속 아티스트들이 매번 '대박'을 터트리면서 민 대표이사는 아이돌 시장의 입지전적 인물로 발돋움했다. (당시 그가 담당했던 에프엑스의 '핑크 테이프' 아트 필름은 유니크한 콘셉트, 감각적인 연출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수작이다.)
민희진, 하이브 아닌 어도어 설립한 이유
민 대표이사가 SM을 떠나 2019년 하이브로 이적할 당시 놀랍다는 반응이 이어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굵직한 커리어를 뒤로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배경에 이목이 쏠린 것이다.
2년 뒤 하이브의 신규 레이블 어도어의 설립이 공식화되며 민 대표이사의 행보에 대한 수수께끼는 풀렸다. 민 대표이사는 하이브 내 최초 독립 레이블인 어도어를 통해 기존 하이브 산하 레이블과는 차별화되는 도전을 예고했다. 음악 프로듀싱팀부터 크리에이티브팀, 제작, 사업, 마케팅 등 전 영역에서 독립된 팀을 구성해 독자적인 아티스트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민 대표이사 역시 과거 한 인터뷰를 통해 기존 하이브의 루틴을 벗어난 '어도어만의' 아티스트 양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당초 하이브 CBO로 이적했지만 어도어라는 독자 레이블을 설립하고 하이브와 분리된 환경에서 걸그룹을 론칭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당시 민 대표이사는 "기존 사업의 정형화된 루틴을 벗어나 새로운 활로를 적극 모색해 대안적 출구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가 있다"며 "하이브 의장인 방시혁과 비슷한 면도 있지만 각자 추구하는 결은 다르다. 다름에 대한 필요와 인정이 있었기 때문에 레이블을 론칭하게 됐다. 조직 내 서로 다른 가능성이 공존할수록 성공의 확률은 높아진다"고 말했다.
하이브의 틀을 깨고 '민희진의 감성'과 노하우를 녹여내 완전히 차별화 된 그룹을 만들겠다는 그의 포부는 어도어와 새 걸그룹이 하이브에 가져올 변화와 스펙트럼 확장을 기대하게 만든다.
처음부터 끝까지 '민희진', 어도어 걸그룹에 거는 기대
차별화를 예고한 만큼 어도어에서 데뷔를 앞둔 걸그룹은 그야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민희진의 손 끝에서 탄생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멤버들의 발탁 과정이다.
어도어 소속 걸그룹은 기존 하이브나 쏘스뮤직에 잔류하던 연습생이 아닌 2019년 진행된 플러스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멤버들로 구성됐다. 해당 오디션은 당초 하이브(구 빅히트)와 쏘스뮤직의 합작 걸그룹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이후 어도어 걸그룹 프로젝트로 변화하면서 지난해부턴 민 대표이사가 그룹 데뷔 프로젝트의 전반을 이끌어왔다. 다만 합작 프로젝트 당시에도 민 대표이사가 전면에 나섰던 만큼 멤버 발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그야말로 발탁부터 트레이닝, 데뷔까지 민 대표이사의 손을 거쳐 탄생한 걸그룹인 셈이다.
직접 키워낸 팀인 만큼 민 대표이사의 자부심과 자신감 역시 상당하다. 그는 지난해 12월 tvN '유 퀴즈 온더 블록' 출연 당시 어도어 소속 걸그룹을 언급하며 "너무 자신있게 준비하고 있다. 곡도 2년 전부터 준비를 해놨었다. 분명히 새로운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최대한 빨리 내년 중에는 보여드리고 싶다"는 속내를 전한 바 있다.
그의 기대는 이제 현실이 됐다. 민희진 표 걸그룹은 오는 22일 첫 콘텐츠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데뷔에 박차를 가한다. 아직 팀명, 멤버 구성 등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 있지만 전 세계 K팝 팬들의 관심은 뜨겁다.
일단 시작은 새롭다. 지금껏 하이브 아티스트 콘텐츠에서 본 적 없던 키치한 일러스트, 감각적인 티징 영상들은 이들이 전개할 새로운 콘셉트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하이브 안에서 싹틔운 어도어가 K팝 시장, 나아가 글로벌 음악 시장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지켜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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