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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英 '뱀파이어 퇴치 도구'는 무엇?...경매서 6배↑가격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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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英 '뱀파이어 퇴치 도구'는 무엇?...경매서 6배↑가격 낙찰

입력
2022.07.04 15:30
수정
2022.07.0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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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귀족 헤일리경 소유 '뱀파이어 학살 키트' 경매
최저 예상가보다 6배 많은 1만3,000파운드 낙찰
미국·캐나다·프랑스 등 경쟁 속 영국 입찰자 당첨
십자가·성수·망치·나무말뚝·권총·성경책 등 구비
"뱀파이어에 대한 믿음 수백 년 전에도...흥미로워"

경매업체 핸슨 옥션 측은 일명 '뱀파이어 학살 키트'를 최저 예상가보다 6배 이상 많은 1만3,000파운드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핸슨 옥션 홈페이지 캡처

경매업체 핸슨 옥션 측은 일명 '뱀파이어 학살 키트'를 최저 예상가보다 6배 이상 많은 1만3,000파운드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핸슨 옥션 홈페이지 캡처

십자가와 성수, 나무말뚝, 망치, 권총, 황동 가루.

최근 한 경매에 '뱀파이어 퇴치 도구'로 이목을 끌면서 나온 나무 상자에 보관됐던 품목들이다. 19세기 말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이 상자 덕분에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인 당시에도 뱀파이어 추종자들의 흔적은 확인된 셈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경매업체 핸슨 옥션 측은 19세기 말 영국령 인도 행정관인 윌리엄 말콤 헤일리경(1872~1969)이 소유했던 '뱀파이어 학살 키트(vampire-slaying kit)'가 1만3,000파운드에 판매됐으며, 최저 예상가보다 6배 이상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구매자의 프리미엄(경매인 혹은 경매업체가 청구하는 수수료)으로 지불한 총 금액은 1만6,900파운드다.

이 물품은 전 세계 입찰자들에게 주목받았다. "이 섬뜩한 물건은 프랑스, 미국, 캐나다 등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며 "결국 영국 출신의 익명의 입찰자가 당첨됐다"고 보도했다.


경매업체 핸슨 옥션는 일명 '뱀파이어 학살 키트'를 최저 예상가보다 6배 이상 많은 1만3,000파운드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핸슨 옥션 홈페이지 캡처

경매업체 핸슨 옥션는 일명 '뱀파이어 학살 키트'를 최저 예상가보다 6배 이상 많은 1만3,000파운드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핸슨 옥션 홈페이지 캡처

뱀파이어를 물리치기 위해 필요한 물품들이 보관된 나무 상자에는 헤일리경의 이니셜뿐만 아니라 그의 이름과 주소가 적혀 있다. 상자는 제법 견고하다. 상자의 뚜껑에는 슬라이딩 비밀 잠금 장치 역할을 하는 두 개의 황동 십자가가 박혀 있다. 상자 내부에는 더 많은 십자가가 있고, 권총 한 쌍과 황동 가루 플라스크, 성경책, 성수, 황동 촛대, 망치, 나무말뚝, 묵주 등이 구비돼 있다. 또 그 시대의 본국 경찰 문서도 들어 있다.

이 상자를 소유했던 헤일리경은 최상류층 귀족사회의 일원이었다. 경매업체에 따르면 헤일리경은 옥스퍼드의 코퍼스 크리스티 칼리지에서 교육을 받았다. 1924~34년까지 펀자브(인도) 지역 주지사 등을 역임했다. 그는 빛나는 경력의 소유자였지만 뱀파이어 사냥 도구에 매료됐다.

100여 년 전에도 뱀파이어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는 방증이다. 해당 경매업체 측은 "공포스럽거나 매혹적이든 가장 높은 귀족사회의 일원인 사람이 이 물건을 갖고 있었다는 걸 아는 일은 흥미롭다"며 "뱀파이어 신화가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고 밝혔다.

다만 이 물건의 입찰자가 키트를 사용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CNN은 전했다. 그러나 경매업체 측은 "살아남기 위해 인간의 피가 필요하다는 '죽지 않은 생물(an undead creature)'인 뱀파이어에 대한 믿음은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오늘날 세계의 일부 지역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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