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 학과가 내신 합격선 높은 비중 82%
학생부 교과 전형도 이과 합격선 높아 '역전'
2022학년도 문·이과 통합수능으로 정시 전형에서 이과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아 문과 상위권 대학으로의 교차 입학이 늘어난 가운데, 수시 전형에서도 주요 대학 자연계열 입학생의 평균 내신 점수와 합격선이 훨씬 높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문·이과 구분 없이 경쟁하는 공통 과목에서 이과 학생들이 높은 내신 성적을 받아 수능뿐만 아니라 내신에서도 문과 학생들을 앞서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연계 학과가 내신 합격선 높은 비중 81.8%
종로학원이 4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 정보 포털 사이트인 '어디가'에 공개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등 주요 21개 대학의 2022학년도 계열별 내신 점수(합격자 상위 70% 커트라인)를 분석한 결과, 자연계 학과가 인문계 학과보다 내신 합격선이 높은 경우가 81.8%(44개 전형 중 36개)에 달했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처음으로 대학에 입학한 2021학년도부터 '이과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적용 이전인 2020학년도 입시에선 자연계 학과가 인문계보다 내신 합격점수가 높았던 수시 전형은 44개 중 25개(56.8%)였다. 그런데 2021학년도 70%, 2022학년도 81.8%로 크게 늘어났다. 기존엔 문·이과를 분리해 내신 성적을 매겼으나, 2021학년도 입시부터 수학Ⅰ·Ⅱ, 통합과학 등 공통 과목의 경우 문·이과 학생이 같이 경쟁하는 체계로 바뀐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합격선 평균 내신점수도 이과가 높아...교과전형은 이과 '역전'
주요 21개 대학의 수시 합격선인 평균 내신점수도 인문계 학과보다 자연계 학과가 높았다. 2022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인문계 학과의 내신 합격선은 평균 2.98등급이었는데, 자연계 학과는 2.63등급이었다.
내신 성적을 챙기기 어려운 외국어고나 국제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인문계에 대거 합격해 평균 등급이 하락했을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다. 주요대학 11곳의 특목고·자사고 수시 합격자 비율은 2021학년도 24.1%에서 2022학년도 22.7%로 감소했다. 외고·국제고는 9.2%에서 8.1%로 감소했고, 자사고도 11.6%에서 11.5%로 줄었다.
또 내신 성적을 중심으로 학생을 뽑는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자연계와 인문계의 평균 내신점수가 역전됐다. 2022학년도 입시에서 자연계 학과는 평균 1.98등급으로 인문계 학과 평균인 2.04등급보다 높았다. 2년 전 입시의 학생부교과전형에선 인문계 학과가 1.88등급, 자연계 학과가 1.96등급으로 인문계의 내신점수가 더 높았다.
2022학년도 연세대 학생부종합전형중 국제형(국내고)의 경우 자연계 평균 내신점수는 2.36등급이었고 인문계는 3.37등급으로 차이는 1.01등급이었다. 성균관대도 학생부종합전형 학과모집에서 자연계가 인문계보다 0.95등급 높았다.
문과생, 통합교육과정서 내신관리도 어려워졌나
이런 현상은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에서 성적이 앞서는 학생들이 이과에 집중되고, 문과 학생들이 문·이과 공통과목에서 이과 학생들에게 밀린 것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성적 상위권 고등학교일수록 이과 학급 비중이 높아, 학급수가 적은 문과 학생들은 선택과목 내신 관리에서도 불리할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2학년도 문·이과 통합수능에서 계열 간 점수 구조에 변화가 생긴 것처럼 학교 내에서도 문과 학생들이 우수한 내신 등급을 얻기 어려워졌을 수 있다고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내신 점수가 높은 이과 학생들이 주요 대학 인문계 학과에 지원하는 교차지원 현상이 수시에서도 늘어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다만, 수시의 경우 대학과 학과를 '상향 지원'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문과로의 교차지원이 정시보다는 적을 거라는 반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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