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도 안 통해" 손님 몰려 조기 마감
조용한 동네 주민 피해 우려도
방문객들 "예약제로 운영한다고"
제주에 사는 송혜민(30)씨는 2일 구좌읍 동복리에 있는 가수 이상순의 카페를 찾았다가 '허탕'을 쳤다. 송씨는 "오후 2시에 가보니 묻이 닫혀 있었다"고 했다. 카페 문 앞엔 '금일 재료, MD 모두 소진으로 인해 영업 종료되었습니다'란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카페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3일 이상순의 카페를 방문한 제주 주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상순의 카페는 전날 오전 9시 12분부터 대기를 마감했다. 영업시간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행렬이 길게 이어진 여파다. 이상순이 직접 커피를 내려주고 그의 아내인 이효리도 카페를 방문했다는 소식이 제주에 삽시간에 퍼지면서 방문객들이 오전부터 이 카페에 몰린 것이다. 이상순이 카페를 개업한 1일,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카페 밖엔 입장을 기다리는 손님들의 줄은 100여m 길게 이어져 있었다.
카페가 들어선 곳은 인적이 많지 않은 조용한 동네다. 방문객이 몰려 카페 주변이 북적대자 온라인엔 '조용히 살 수는 없을까요? 이제 시끄럽고 쓰레기 천지인 동네가 되는 건가요?'란 우려의 글도 올라왔다. 이상순은 결국 용단을 내렸다. 2일 오전 10시쯤에 이상순의 카페를 찾은 나민순(42)씨는 "중문에서 한 시간 넘게 달려갔는데 오늘 예약은 끝났다고 했다"며 "앞으론 시간별 예약제를 통해 손님을 받을 예정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카페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대로 영업하기엔 근처 주민분들께 불편함을 끼칠 것 같아 재정비를 위해 3일은 쉬어가겠다"며 "더운 날씨에 오랫동안 기다려준 분들, 돌아가신 분들께 죄송하고 당분간은 예약제로 운영할 것"이라고 사과문을 올렸다.
카페는 높이가 낮은 회색빛 건물에 둥지를 틀었다. 문 앞엔 LP플레이어 모양의 그림과 함께 '롱 플레이(Long Play)'란 간판이 걸려 있었다. 콘크리트 외관과 달리 안은 목조 인테리어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는 자리엔 'ㄴ'를 좌우로 바꾼 모양의 큰 바가 있었고, 그곳에 손님들이 앉아 있었다. 카페엔 LP플레이어가 놓여 있었다. 커피숍을 방문한 누리꾼(jeju***)은 "이상순씨가 신청곡도 받는다고 하더라"고 방문 소감을 온라인에 남겼다. 이상순은 DJ로도 활동 중이다. 이효리도 남편의 가게를 찾았다. 마스크를 쓴 이효리는 티셔츠를 입고 편안한 차림으로 가게에 와 손님과 인사를 나눴다. 손님과 직접 사진을 찍으며 방문의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이상순 이효리 부부는 2013년 결혼한 뒤 쭉 제주에서 살고 있다. 부부는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활동 중이다. 이효리는 티빙 예능프로그램 '서울 체크인' 촬영을 최근 마쳤고, 이상순은 JTBC 음악 예능프로그램 '뉴 페스타'에 출연하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