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인' 진입 대부분이 홍콩H지수 편입
1분기 전체 발행액과 상환액도 급감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전 세계 증시가 하락하면서 국내 파생결합증권 투자 수요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환액은 급감했고, 1,600억 원가량은 원금 손실 구간에 접어들어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1분기 파생결합증권 발행액은 14조5,00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24조1,000억 원) 대비 9조5,0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은 12조 원으로 1년 전보다 36%(6조8,000억 원) 감소했고, 기타파생결합증권(DLS) 발행액은 52.5% 줄어든 2조5,000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ELS는 특정 주식이나 주가지수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으로, 일종의 ‘확률 게임’이다. 발행 때 증권사가 정한 기준점 이하로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지 않으면 투자자는 미리 약속한 수익률을 챙겨 조기상환받을 수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주요 주가지수가 줄줄이 폭락하면서 조기상환에 실패한 ELS가 속출, 상환액은 6조8000억 원으로 71.4%나 급감했다. 그 결과 지난 1분기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은 89조4,000억 원으로 지난해 이맘때보다 6조5,000억 원 불어난 상태다.
기초 자산이 급락해 손실 구간에 진입하는 ‘녹인(Knock-In)’이 발생, 원금을 잃을 위험도 커지고 있다. 3월 말 기준 녹인이 발생한 파생결합증권은 1,608억 원 규모였고, 절반 이상(862억 원) 올해 만기가 도래한다. 녹인이 발생한 ELS의 대부분은 홍콩H지수에 편입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홍콩H지수는 지난해 2월 17일 연중 최고점 1만2,229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지속 하락하면서 연말 기준 8,236포인트를 기록했다. 손실 위험이 큰 만큼 홍콩H지수를 편입한 ELS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올 1분기에도 2조4,000억 원 규모가 발행되는 등 여전히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당국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투자자 손실 위험이 커졌다고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전체 녹인형 상품 대비 실제 발생 비중은 0.84%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증권사의 헤지 운용에 따른 손실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상시적으로 점검해 잠재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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