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세에도 불구, 수입 더 큰 폭 늘어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 IMF 때보다 커져
3일 비상경제장관회의 열어 대책 논의
에너지·원자잿값 상승이 결국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올해 들어 모든 달의 수출액이 월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도 에너지와 원자재, 농산품을 사는데 더 많은 돈을 쓰면서 상반기 무역수지가 곤두박질쳤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및 상반기(1~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3,503억 달러를 기록했다. 상반기 수출액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같은 기간 수입이 26.2% 증가한 3,606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결과적으로 무역수지는 103억 달러 적자가 났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직전인 1997년 상반기(91억6,000만 달러)를 넘어선 수치로, 상반기 기준 역대 가장 높다.
올해 무역수지는 1월부터 적자로 시작해 2월과 3월에 반짝 흑자를 냈지만, 4월부터 다시 적자로 돌아서 6월까지 3개월째 적자를 면치 못했다. 3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6~9월 이후 14년 만이다.
상반기 수출 '사상 최고' 기록했지만...수입은 더 큰 폭 증가
올해 상반기 수출은 모든 달의 수출액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사상 처음 3,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보였던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도 26%가량 높은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주요 15대 품목 중 선박을 뺀 14대 품목이 고르게 상승했고, 반도체와 석유제품‧유화‧철강과 바이오‧이차전지 등은 역대 상반기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석유제품은 수출 증가율이 89.3%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을 받는 독립국가연합(CIS)과 중국 외 주요 8대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고, 중국과 아세안, 미국, 유럽 등 주요 4대 시장과 인도에서는 역대 상반기 1위를 달성했다.
반면 수입액은 에너지·원자재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수출액보다 더 큰 폭으로 늘었다. 실제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410억 달러 증가한 879억 달러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87.5% 늘어난 것으로, 정부는 무역수지 적자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농산물 또한 가격이 치솟으면서 상반기 수입액만 놓고 볼 때 2020년 97억 달러→2021년 113억 달러→올해 135억 달러로 무역수지 적자에 영향을 미쳤다.
6월 한 달 무역수지도 3개월 연속 '적자'
한편 6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4% 늘어난 577억3,000만 달러, 같은 기간 수입은 19.4% 증가한 602억 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 감소(2일)와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수출액은 역대 6월 중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석유제품·철강 등은 6월 기준 역대 1위를 달성했고,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생산·출하에 차질을 겪은 자동차·일반기계는 각각 2.7%, 11.7% 줄었다.
수입은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이 137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63.7% 급증하면서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창양 장관 "리스크 관리 필요한 시점"...3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개최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성장세 둔화와 공급망 불안정 심화 등 우리 무역 전반에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여름철 에너지 수요 확대와 고유가 추세가 복합되며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될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우리 산업과 무역을 둘러싼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3일 부처 합동으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수출 활성화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이달 중 '민관합동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금융·물류·마케팅, 규제개혁 등을 다각도로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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