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패션 중심지 상하이의 봉쇄가 풀린지 한 달 가까이 됐지만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 중심가 의류 매장은 여전히 봉쇄 상태로 방치돼 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다수 상가가 문을 닫은 상태지만, 문을 연 상점은 진열대에 철 지난 옷들이 그대로 놓여있고, 수입 의류 컨테이너들은 항구에 묶인 채 쌓여 있어, 업체들은 늘어나는 재고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상하이항을 통해 중국 전체 수입 물량의 5분의 1이 들어오는데, 봉쇄 여파로 화물이 누적돼 물류난이 단기간에 풀리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이처럼 철 지난 상품만 가득한 상하이 번화가의 룰루레몬, 빅토리아 시크릿 같은 유명 브랜드 매장에는 할인 판매 사인들이 즐비하고, 온라인 패션몰 역시 쌓인 재고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 결국 일부 업체들은 상품을 창고에 재워 놓고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까지 버티기로 하고 주문을 줄이고 있다. 중국 대형 온라인몰인 징동닷컴은 아예 여름 컬렉션을 건너뛰는 것을 검토 중이기도 하다. 베르사체, 지미추, 랑방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도 자존심을 접고 70% 이상의 할인 판매에 들어갔다.
상하이 패션 업계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세계적인 패스트패션 브랜드 H&M의 상하이 플래그십스토어 폐점이다. 상하이 봉쇄 해제 이후 이달 초 문을 열었다 지난 24일 다시 닫게 된 것이다. H&M은 지난해 신장 위구르 강제 노동 반대에 앞장서며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에 부딪혀 지금까지도 티몰, 징동닷컴 등에서 판매가 금지되는 등 불이익을 당해왔다. 지난 1년 사이 중국 내 매장 수가 500여 개에서 376개로 줄었다. 상하이 후아이하이 매장은 지난 2007년 중국에 처음 문은 연 매장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컸다고 패션 전문 매체 어패럴뉴스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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