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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문학 르네상스지만, '모범적 소수자' 신화 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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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문학 르네상스지만, '모범적 소수자' 신화 는 여전"

입력
2022.06.29 19: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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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美 타임 '영향력 있는 100인'
한국계 미국 시인 캐시 박 홍, 방한 인터뷰
아시안 차별 다룬 에세이 '마이너 필링스'
영화 '미나리' 제작사서 드라마 제작도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힌 한국계 미국인 시인 캐시 박 홍이 29일 서울 종로구에서 약 14년 만의 방한 소감으로 "다양한 분들을 만나는 일이 가장 좋은, 일정의 '하이라이트'"라면서 "가능하다면 6개월도 머무르고 싶다"고 말했다. 마티 제공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힌 한국계 미국인 시인 캐시 박 홍이 29일 서울 종로구에서 약 14년 만의 방한 소감으로 "다양한 분들을 만나는 일이 가장 좋은, 일정의 '하이라이트'"라면서 "가능하다면 6개월도 머무르고 싶다"고 말했다. 마티 제공

"최근 몇 년간 미국 문학계는 아시아계 문학의 르네상스를 확실히 겪고 있습니다. 매우 다양한 삶을 미국 독자들에게 보여준다는 건 중요한 것이죠."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나 한국인 이민자의 삶을 다룬 영화 '미나리'의 성공은 단순히 한국 문화의 성취로 볼 수 없다. 다양성과 소수자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는 미국 사회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계 미국 시인 캐시 박 홍은 29일 이런 분위기가 문학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 그는 그레이스 초의 논픽션 '전쟁 같은 맛(Tastes like war)'이나 씨 팜 장의 소설 '이 언덕들 중 얼마나 많은 것이 금인가(How much of these hills is gold)' 등을 미국 내 아시안 문학의 르네상스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꼽았다.

그도 이 '르네상스'를 이끄는 작가다. 이민 2세대인 캐시 박 홍은 미국 내 아시안 차별을 신랄하게 비판한 에세이 '마이너 필링스'(2020)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 자서전부문에서 수상했다.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도 선정됐다. (본보 기사 "“나는 왜 백인이 아니란 말인가” 한국계 작가의 물음" 참고) 국내에서도 지난해 한국어판 출간으로 호응을 얻었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 거울과 같았다는 독자의 평이 인상 깊었다는 그는 "특히 여성 독자들이 공감을 많이 했는데, 아시안이자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담고 있어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이너 필링스'는 영화 '미나리' 제작사 A24가 드라마로도 제작 중이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레타 리가 주역과 프로듀서를 맡았다. 그는 평소 그레타 리에 대한 호감을 밝히면서 "원작의 감정, 유머까지도 담아낸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디즈니의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훌루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물론 미국 사회 전체에서 문화계의 이런 바람은 작은 부분이다. 그는 "아직은 아시안의 '모범적 소수자' 신화 같은 고정관념은 여전하다"고 단언했다. 지난 2년간 벌어진 반(反)아시안 혐오 운동도 결국 '아시안 차별이 실재한다'고 미국 사회를 설득하는 것조차 쉽지 않음을 보여준 게 현실이다.

2008년 이후 약 14년 만의 방한은 차기작 준비를 위해서다. 그는 "한국에 인터뷰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서 "모녀를 주제로 한 산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인의 어머니 이야기도 다루냐는 질문에 "노 코멘트"라면서도 "'마이너 필링스'에는 가족 이야기도 있지만 보다 공적인 상황에 대한 것"이라고 답했다. 사적인 경험을 써야 하는 자전적 에세이 자체가 도전이었다고 밝혔던 그가 이 작품('마이너 필링스')을 발판으로, 차기작에서 한 번 더 '도전'할지도 모르겠다는 의미로 들렸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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