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출발점이 된 충북 충주시 인등산에서 탄소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담긴 전시관을 개관하면서 넷제로(Net Zero) 경영에 대한 굳은 의지를 다졌다.
SK그룹에 따르면 이달 초 충주 인등산에 탄소감축 목표치와 방법론 등 넷제로 경영을 위한 실행방안을 담은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Green Forest Pavilion)’이라는 전시관을 개관했다. 인등산은 SK그룹 최종현 선대회장이 조림사업으로 ESG 경영을 시작한 발원지라는 점에서 넷제로 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SK 측은 설명했다.
SK그룹은 지난해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2050년)보다 앞서 온실가스 순배출을 제로화하는 넷제로 경영을 결의했다. 이후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감축 목표량(210억 톤)의 1%를 줄이는 데 SK가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넷제로는 배출하는 탄소량과 제거하는 탄소량을 더했을 때 순배출량이 제로(0)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구상을 실천하기 위해 SK그룹은 9개 분야에 걸친 친환경 기술 생태계를 구축해 탄소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구체적 실행방안을 전시관에 담았다.
세부적으로 SK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시스템으로 친환경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해 2030년에 3,730만 톤의 탄소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저전력반도체 등으로 AI와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해 1,650만 톤 ▦전기차 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해 750만 톤 ▦플라스틱 재활용 생태계를 구축해 670만 톤을 각각 감축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 개관으로 주목받게 된 SK그룹의 ESG 경영은 최종현 선대회장이 1972년 서해개발주식회사(현 SK임업)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선대회장은 1960~70년대 무분별한 벌목으로 민둥산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천안 광덕산, 충주 인등산, 영동 시항산 등 총 4,500ha의 황무지 임야를 사들이면서 국내 최초로 기업형 조림사업에 착수했다.
선대회장은 임야 매입을 부동산 투자로 바라보는 시각을 우려, 수도권에서 거리가 한참 떨어진 황무지를 매입했고, 호두나무와 자작나무 등 고급 활엽수를 심으면서 오해를 불식시켰다. 이 같은 노력으로 50년 전 황무지에 가깝던 민둥산은 현재 400만 그루, 서울 남산의 약 40배 크기의 울창한 숲으로 키워냈다.
선대회장은 또 조림을 통해 번 수익금으로 우수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ESG 경영을 실천했다고 볼 수 있다.
선대회장이 50년 전에 뿌린 ESG 경영 씨앗은 아들 최태원 회장으로 이어지면서 탄소감축 경영으로 발화했다.
SK는 2020년 국내 기업 최초로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RE100에 가입했다. 탄소감축량을 정밀히 측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SK만의 독자 조직인 탄소감축인증센터도 구축했다. 또 그룹 내 친환경사업 분야 R&D 인력과 역량을 결집시켜 신기술 개발을 전담할 ‘SK그린테크노캠퍼스’ 건립도 추진하는 등 넷제로 경영에 속도를 높여 가고 있다.
SK 관계자는 “기업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라는 시각으로 나무와 인재를 키우는 일에 매진했던 최종현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이 오늘날 SK의 ESG 경영을 비옥하게 만드는 토양이 됐다”면서 “숲을 소재로 글로벌 무대에서 더 많은 사회적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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