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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①] '우상? NO!'...친근한 아이돌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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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①] '우상? NO!'...친근한 아이돌이 뜬다

입력
2022.06.3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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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SF9 인성·AB6IX 전웅은 공식 팬 플랫폼을 통한 친근한 소통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FNC엔터테인먼트, 브랜뉴뮤직 제공

그룹 SF9 인성·AB6IX 전웅은 공식 팬 플랫폼을 통한 친근한 소통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FNC엔터테인먼트, 브랜뉴뮤직 제공

우상을 뜻하는 '아이돌(IDOL)'. 오랜 시간 아이돌은 가요 시장에서 10~20대의 선망을 받는 '우상'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소위 1세대로 불리는 아이돌들은 아이돌의 특징을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예다. S.E.S. 핑클 H.O.T. 젝스키스 등 과거 가요계를 점령했던 아이돌 그룹들은 신비로운 이미지와 프라이빗한 사생활 관리를 철저하게 지키며 팬덤을 모았다. 철저하게 '아이돌'의 사전적 의미에 집중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시간을 거듭하며 K팝 아이돌들의 방향성도 큰 변화를 맞았다. 최근 아이돌 시장에서 '신비로움'을 콘셉트로 팬덤을 겨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이들은 데뷔와 동시에 각종 플랫폼들을 통해 팬들과 더욱 밀접한 소통에 나서며 내적 유대감을 쌓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방향성의 일환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자체 콘텐츠와 SNS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무대 위 꾸며진 모습이 아닌 일상 속 자연스러운 자신들의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자체 예능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SNS를 통해 소소한 일상까지도 팬들과 공유하는 것은 현 아이돌 그룹들에게 당연한 일이 됐다.

변화한 흐름 속 '신비로움' '우상화' 등의 전략이 주는 메리트는 확연히 떨어진 모양새다. 지금 아이돌 시장의 관건은 '위트'와 '재치'를 갖춘 밀접형 소통이다.

대표적인 예는 SF9 인성·AB6IX 전웅·CIX BX 등이다. 이들은 공식 팬 플랫폼 버블, 유니버스 등을 통해 친근한 매력으로 팬들과 소통하며 K팝 팬들 사이에 입소문을 탔다.

이들은 재치있는 입담으로 '무대 위 우상'이 아닌 '실생활 속 한 명쯤은 있을 법한' 훈훈한 남사친 같은 존재로 팬심을 파고들었다. 실제로 각 그룹의 팬이 아닌 이들도 인성 전웅 BX 등 재미있고 친근한 소통이 가능한 멤버들의 공식 팬 플랫폼을 구독하며 관심을 이어오고 있을 정도니, 현재 아이돌 시장에서 '친근함'이 갖는 힘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다.

최근 국내외 음악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인 세븐틴 역시 멤버 각각의 친근한 매력을 무기로 팬덤을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자체 콘텐츠 '고잉 세븐틴'이다. 세븐틴은 해당 콘텐츠를 통해 각종 예능 포맷에 도전하며 정형화된 아이돌 보다는 또래의 대학생들 같은 매력으로 팬덤을 확장했다. 실제로 '고잉 세븐틴'은 팬이 아닌 이들도 예능을 시청하듯 즐겨 보는 경우가 많을 정도니, 이들의 밀착형 소통은 팬덤 구축, 나아가 대중성 확보에서도 일련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달라진 아이돌 시장의 니즈, MZ팬문화 때문?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친밀한 아이돌'에 대한 호응은 MZ세대의 팬 문화와도 맞닿아있다. 현재 아이돌 시장의 주요 소비층인 MZ세대는 스타를 우상화하며 맹목적인 팬심을 드러내기 보단 자신(팬)이 주체가 되는 관계 속 보다 밀접하고 친근한 쌍방향 소통을 이어나가는 것에서 재미를 찾는 것이 특징이다.

굳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아니더라도 '밈'(Meme: 유행 요소를 이용해 만든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유쾌한 요소가 있다면 여기에도 큰 매력을 느낀다는 것도 MZ세대 팬문화의 특징 중 하나다.

오랜 시간 아이돌 그룹의 팬으로 활동해 왔다는 김 모 씨는 "과거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콘텐츠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최근 아이돌 팬들은 본진(가장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외에도 친근하고 재미있는 소통을 이어오는 그룹 혹은 멤버들에게도 주목하고 있다"며 "이것이 곧바로 폭발적인 팬덤의 확장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지 몰라도, 수많은 그룹들 사이에서 팬들에게 입소문을 타며 얼굴을 알렸다는 점에서 의미는 크다. 또 팬들 사이에서 시작된 입소문이 대중에게까지 이어지며 '입덕'의 계기로 작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팬 문화의 주체가 가진 성향이 변화함에 따라 '친근하고 재치 있는 소통'에 초점을 맞춘 아이돌에 대한 니즈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아이돌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 팬들에게 긍정적인 눈도장을 찍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이들이 적극적인 소통에 집중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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