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정치 상징에서 시민의 열린 공간으로

삼청각 유하정 전경. 서울시 제공
1970년대 이후 독재정권에서 밀실정치의 상징적 장소로 각인돼 있던 삼청각이 건립 50년을 맞아 복합 문화공간으로 다시 개관한다. 시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북악산에 위치한 삼청각이 27일 개관식을 갖고 운영을 시작한다. 2020년 10월 리모델링에 들어간 지 1년 8개월 만이다.
새롭게 개관한 삼청각은 복합 문화관광명소로 기능한다. 본채인 일화당 공연장에서는 매주 수요일 판소리와 전통무용, 국악 앙상블 공연이 열린다. 별채인 취한당은 전시 전용 공간으로 사용된다. 유하정은 교육체험 장소로, 외부 잔디마당과 연결된 청천당은 전통혼례 공간으로 활용 예정이다.
삼청각은 박정희 정권 때인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발표를 위한 남북 비밀협상 장소로 세워졌다. 하지만 실제 이곳에서 협상이 이뤄지지는 않았고, 같은 해 남북적십자대표단 만찬 장소로 활용됐다. 하지만 이후 군부·독재정권의 '요정정치' 장소로 이용되면서 시민들의 삶과는 괴리돼 왔다.
문민정부 이후 일반음식점으로 변모를 노렸으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 악화된 경영난 때문에 1999년 문을 닫았다. 이듬해 서울시가 문화시설로 지정해 매입한 이후에도 매출 부진은 계속됐다. 이번 재개장을 통해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도약을 노린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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