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점서 8000억이나 해외송금... 우리銀 현장검사 들어간 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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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 지점서 8000억이나 해외송금... 우리銀 현장검사 들어간 금감원

입력
2022.06.27 04:30
수정
2022.06.2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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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대금 결제' 명목... 달러로 환전돼 송금
일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서 유입 가능성
은행 측 "적법한 절차 진행, 직원 불법 없어"

4월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모습.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우리은행에 대해 또다시 현장검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의 한 점포에서 최근 1년 동안 8,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의 외환거래가 이뤄진 점에 착안한 수시검사다. 특히 일부 자금은 가상자산 거래 등에 이용됐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이 외환거래가 자금세탁 등으로 활용됐을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26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감독원 외환감독국은 23일부터 우리은행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내부 점검 과정에서 비정상적 규모의 외환거래가 한 지점에서 상당 기간 진행된 점을 발견한 뒤 금감원에 보고했고, 금감원은 즉각 현장점검팀을 꾸려 사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점포의 외환거래는 사안마다 평상적이지 않다. 우선 8,000억 원이라는 외환 거래 규모가 일반적이지 않다. 지난해 기준 국내 외국환은행(17곳)의 외환거래 규모는 총 259억 달러(약 33조5,000억 원)다. 이를 국내 점포 수(6,098개)로 나누면 점포당 연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55억 원 수준이다. 하지만 해당 점포 한 곳에서만 점포당 평균 대비 145배가 넘는 거래가 발생한 점은 이례적이다.

외환거래 목적이 하나로 모아지는 점도 상식적이지 않다. 통상 외환거래에는 △수입 대금 △수출 대금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결제액(매도·매수 합산)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등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해당 점포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처리한 문제의 8,000억 원 규모 외환거래 업무는 오직 수입 대금 결제 명목이었다. 대규모 자금이 달러로 환전돼 해외 등에 보내는 단일 목적으로 처리됐다는 얘기다.

자금의 흐름도 따져 볼 부분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외환거래 자금 중 일부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유입된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에서 거래된 가상화폐 매매 자금이 우리은행 점포에서 달러로 환전돼 해외로 송금됐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해당 지점이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국내 가상자산 시세가 해외보다 높게 형성되는 현상)’을 노린 ‘가상자산 환치기’ 창구로 활용됐거나, 더 나아가 자금세탁 창구로 악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이 우리은행의 외국환거래법ㆍ자금세탁방지 업무규정 위반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 대금 송금 시 증빙자료 확인 의무 등 외국환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증빙서류 자체가 애초부터 정교하게 조작된 서류였다면 면책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해당 점포가 확인에 소홀했을 경우(선관의무 미이행)로 밝혀지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8,000억 원에 달하는 거래대금의 출처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우리은행이 자금세탁방지 업무규정에 따라 의심스러운 거래나, 하루 1,000만 원 이상 현금 거래 시 지켜야 하는 의심거래보고(STR)·고액현금거래보고(CTR) 등을 제대로 준수했는지도 금감원은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는 검사 초기 단계로, 사실관계 파악 중에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체 감사 결과)수입 대금 결제 관련 외국환 거래는 증빙서류 등을 적법하게 처리했고, 현재까지 직원의 불법 행위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STR·CTR 등도 관련 법령에 따라 적절한 절차에 따라 진행했으나 금액이 평상시와 다른 규모여서 금감원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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