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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도 경고한 '변동금리' 비중 8년1개월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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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도 경고한 '변동금리' 비중 8년1개월 만에 최고

입력
2022.06.26 16: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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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장사' 곤욕 치른 은행들 "우대금리 확대"
금리 인상 압력 여전...서민 이자 부담 커질 듯

최근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최근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시장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커지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8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새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조차 고정금리를 선택한 비중이 채 20%에 못 미치고 있다. 금리 인상기엔 고정금리가 유리하다는 게 통설이지만, 대출 시점에 조금이라도 저렴한 변동금리 대출에 수요가 몰리는 탓이다.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자 상환 부담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77.3%로 2014년 3월(78.6%) 이후 8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4월 신규취급액 중 변동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80.8%였다. 1월 76.3%, 2월 77.9%, 3월 80.5% 등 올 들어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1%포인트 높아지는 등 고정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은 당장 한 푼이라도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는 변동금리를 선택하고 있다. 실제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24일 기준 연 4.750∼6.515%로, 변동금리(3.690∼5.781%)보다 높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가계대출 성장 부진에 시달려온 은행들은 우대금리 부활 등을 통해 대출금리를 낮추려고는 하고 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이른바 '이자 장사'에 대해 경고한 것도 은행권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을 유도한 측면이 없지 않다. 4대 은행 중 주담대 금리가 가장 먼저 7%를 웃돌았던 우리은행이 24일부터 우대금리를 적용하면서 금리를 재차 6%대로 끌어내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자 부담 가중에 금융당국이 ‘관치금융’ 논란까지 무릅쓰고 시중은행들에 금리 인하를 유도했지만, 문제는 무작정 금리를 낮출 수만은 없다는 데 있다. 올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된 만큼, 대출금리 추가 상승 자체는 불가피하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달 추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경우, 한은도 7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는 빅 스텝 가능성에 "물가, 환율은 물론 변동금리부 채권이 많아 가계 이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결정할 때 차주들의 '금리 충격'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자 부담 가중→차주들의 소비 감소→경기 위축'을 우려한 셈이다. 그러나 6%대로 예상되는 고물가와 한미 기준금리 역전 상황 등을 감안하면 당장 기준금리 인상 압력은 서민들의 이자 부담 우려를 압도한다. 빚을 내 집을 산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당분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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