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국 유엔 참전용사 및 가족 방한 행사
박민식 보훈처장 일일 가이드 역할 나서
시민들 "건강히 오래 사시라" 환영 박수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자기의 청춘과 인생을 바친 분들이 오늘 오셨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1950년 북한의 기습 남침 당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었던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청와대를 찾았다. 낯선 신생국이었던 한국 땅을 처음 밟았을 때와 달리, 백발이 성성해진 참전용사들은 청와대에서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국가보훈처는 26일 6·25전쟁 72주년을 맞아 한국을 찾은 9개국 참전용사와 가족이 청와대 시화문에서 출발해 본관, 상춘재, 녹지원을 관람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박민식 처장은 이날 천안함 티셔츠를 입고 '우리의 영웅들을 예우한다(Honoring Our Heroes)'는 영어 문구가 적힌 모자를 쓰고 마이크를 잡아 일일 가이드 역할을 자처했다. 경사 길에서는 참전용사의 휠체어를 직접 밀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 23일 입국한 참전용사 및 가족 60여 명이 함께했다. 6·25 당시 격전지였던 '후크고지 전투'에서 활약한 영국군 참전용사 빅터 스위프트(88), 최고령 초청자인 호주 참전용사 제럴드 셰퍼드(98), 부친과 두 삼촌이 6·25 참전용사이면서 자신은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 당시 비무장지대에서 근무했던 주한미군 데이비드 페너플로, 재미교포 이천봉(95) 등 참전용사들과 가족이 참석했다. 지난달 개방된 청와대를 유엔 참전용사들이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참전용사 일행을 마주친 관람객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어린이들은 고개 숙여 인사했고, 한 시민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처장은 행사 후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에 끝없는 존경과 감사를 드려야 하고, 그분들은 그런 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참전용사 및 가족들은 청와대 관람에 이어 임진각을 방문하고 27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와 보훈처장 주관 감사 만찬에 참석한 뒤 28일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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