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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충전에 400km'가 빈말 아니었다... 신형 니로EV [타봤더니]

입력
2022.06.28 10:00
수정
2022.06.2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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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하남-가평 약 100㎞ 달려보니
공식 전비 훌쩍 뛰어넘는 실제 전비
"니로 시리즈 최대 강점 '가성비'는 글쎄"


기아가 최근 출시한 전기차 디 올 뉴 니로EV 주행 모습. 기아 제공

기아가 최근 출시한 전기차 디 올 뉴 니로EV 주행 모습. 기아 제공


겉보기에는 화려하진 않지만 안을 보니 꽤 합리적인 전기차다. 있을 건 다 있고, 무엇보다 출고가 4,000만 원 후반대(보조금 제외)부터 살 수 있는 전기차 중 완전충전(완충)하면 400㎞를 거뜬히 달릴 수 있다는 사실에 귀가 솔깃해졌다. 킬로와트시(㎾h)당 5.3㎞의 공식 전비보다 월등히 높은 7㎞/㎾h 안팎의 실제 전비는 '충전이 번거로워' 전기차 선택을 주저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끌어당길 만하다. 15일 시승 행사를 통해 만난 기아의 새 전기차 '디 올 뉴 니로EV(니로EV)' 얘기다.

고유가·고물가 시대에 맞춰 등장한 니로EV 시승을 앞두고, 2017년 니로 하이브리드를 2,000만 원 후반대에 출고받아 사용하는 주변 소비자들에게 니로 시리즈에 대한 사전 정보를 구했다. "솔직히 겉모습에 끌려 사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도 구매자들이 대체로 가성비 면에선 만족하는 듯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4,000만 원 후반대부터'라는 가격엔 짐짓 놀라는 모습이다. 니로 시리즈의 최대 강점이 가성비라는 점을 강조했던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썩 매력적이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속이 꽉 찬 니로EV

기아가 최근 출시한 전기차 디 올 뉴 니로EV 내부 모습. 기아 제공

기아가 최근 출시한 전기차 디 올 뉴 니로EV 내부 모습. 기아 제공


경기 하남시 한 주차타워에서 처음 만난 니로EV를 살펴보니, 겉모습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사람은 드물다라는 사람들 얘기가 떠올랐다. 화려하진 않았으나, 차량 앞부분의 그릴을 막고 범퍼에도 푸른색 포인트를 첨가해 전기차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보였다. 배정받은 검은색(오로라 블랙펄) 차량에 탑승해 내부를 둘러보니 가성비 면을 강조한 말이 또 한 번 떠올랐다. 실용성을 염두에 둔 심플한 디자인은 차량의 정체성을 얘기해주는 듯했다.

시동을 켜고, 달리기 시작하니 속이 꽉 찬 니로의 장점이 속속 보이기 시작했다. 시승 차량엔 ①헤드업디스플레이(HUD) 팩, ②하만카돈 오디오, ③드라이브 와이즈(운전자보조시스템), ④선루프 등 선택 사양이 대부분 들어 있다. 모두 탑재할 경우 가격은 5,600만 원대로 오른다는 게 기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고급 모델 위주로 적용돼 온 HUD가 운전자 편의와 안전성을 확 높였다. 전투기에 먼저 쓰였다는 HUD 기술은 차량 주행 정보를 앞 유리창(윈드실드)에 쏴 줘서 운전자가 앞을 충분히 보면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돕는다.


기아가 최근 출시한 전기차 디 올 뉴 니로EV 내부 모습. 기아 제공

기아가 최근 출시한 전기차 디 올 뉴 니로EV 내부 모습. 기아 제공


비가 흩뿌리던 날씨, 경기 가평시 한 카페까지의 편도 약 50㎞ 구간의 정체가 꽤 심했지만 되레 니로EV 장점을 체감하기엔 더 좋은 조건이었다. 특히 서울양양고속도로 정체 구간에선 고속도로 주행보조2(HDA2) 시스템과 차로 유지 보조 시스템의 도움으로 앞차와 간격 유지나 차로 이탈 걱정을 덜었다. 덤으로 정체가 풀린 지점에선 빠른 가속도 즐길 수 있었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와 노멀, 스포츠 세 가지. 스포츠 모드로 바꿨을 땐 가속 페달에 대한 반응 속도는 더 빨라졌다.

뻥 뚫린 도로를 만나 가속 페달을 밟으니, 내연기관차를 운전할 때와 비교해 좀 더 빠른 시간에 높은 가속도가 붙으며 차량은 쭉 뻗어 나갔다. 빗길에도 안정감 있었고, 체감상 추진력도 높아 전기차의 장점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었다. 게다가 운전석은 세단보다 조금 높이 있기 때문에, 시야 또한 상대적으로 확 틔어 펼쳐진다.



서울시청에서 부산시청까지 한번 충전으로 거뜬


기아가 최근 출시한 전기차 디 올 뉴 니로EV 뒷모습. 김형준 기자

기아가 최근 출시한 전기차 디 올 뉴 니로EV 뒷모습. 김형준 기자


중간에 반환 지점인 가평의 카페에 도착했다. 연비를 체크해 봤다. 기아 측에서 측정한 시승 차량 전비는 6.9㎞/㎾h. 이날 시승 행사에 동원된 20대의 차량 중 가장 좋은 전비는 8.5㎞/㎾h, 반면 가장 좋지 않은 전비는 6.6㎞/㎾h였다. 최고, 최저 전비를 빼더라도 6.8~7.9㎞/㎾h의 전비는 공식 전비(5.3㎞/㎾h)를 크게 웃돌았다. 완충 시 서울특별시청에서 부산광역시청(약 400㎞)까지는 거뜬히 갈 수 있단 계산이 나온다. 전비는 합격점을 줘도 될 만했다.

가족이 함께 타는 '패밀리카' 특성을 잘 살린 내부 구조도 돋보였다. 트렁크는 475 리터(L)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임에도 짐을 충분히 실을 수 있고, 풀 플랫이 적용돼 뒷좌석 2열을 접으면 더 많은 짐을 싣거나 요즘 유행인 차박도 가능해 보였다.

앞서 언급된 가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개별소비세 3.5%,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적용한 트림별 가격은 △에어 4,640만 원 △어스 4,910만 원이다. 이날 기준 전기차 보조금은 국고 보조금이 700만 원이고, 지방자치단체가 따로 주는 보조금을 적용하면 가격은 더 낮아진다.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3,000만 원대에도 살 수 있는 조건이다. 중국 기업인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본보 6월 22일자 12면)됐다는 점은 참고사항이다.



어쩌다 타봤다… 택시전용 전기차 '니로 플러스' 탑승기

신형 니로EV 시승 이후 우연히 배정받은 택시 전용 전기차 모델 니로 플러스. 김형준 기자

신형 니로EV 시승 이후 우연히 배정받은 택시 전용 전기차 모델 니로 플러스. 김형준 기자


그리고 6일이 지난 21일. 오후 10시를 넘겨 택시 귀가를 선택했다가 최근 출시된 택시전용 전기차 모델 '니로 플러스'를 배정받았다. 사실 니로 플러스는 1세대 니로EV를 기반한 차량으로 신형 니로 EV와는 달랐지만, 이달 초 첫 차량이 인도된 최신형 모델이다.

어쩌다 타보게 된 니로 플러스 뒷좌석 승차감은 왠지 기존 니로 하이브리드나 니로EV보다 안락하고 넓어 보였다. 택시기사 박모씨에 따르면, 택시운전자들 사이에선 인기가 많은 모델로 1회 충전 시 도심 기준 430㎞를 주행할 수 있어 영업용으로 적합하다고 한다. 차체 높이를 1세대 니로EV보다 80mm 높여 공간을 더 여유롭게 구성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니로 플러스의 디스플레이 내비게이션에 탑재된 앱미터 기능. 김형준 기자

니로 플러스의 디스플레이 내비게이션에 탑재된 앱미터 기능. 김형준 기자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디스플레이에 내비게이션은 물론 앱미터(미터기), 디지털운행 기록계를 통합 적용했다는 점. 행정 구역별 위치 데이터를 기반으로 요금을 책정해 요금이 비교적 정확하게 계산이 되고, '자동 시외할증' 기능을 넣어 승객과 시비가 줄어들게 됐다고 한다.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아 지난달 사전계약 기간 동안 8,000대가 접수됐다고. 박씨는 "다른 기사님들에게도 강력 추천하는 차량"이라고 자신했다.


기아의 택시 전용 전기차 니로 플러스 겉모습. 기아 제공

기아의 택시 전용 전기차 니로 플러스 겉모습. 기아 제공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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