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혐의 현직 검사 손준성 공판준비기일
신라젠 문은상 전 대표 등 30일 대법 선고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으로 기소된 손준성 검사(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의 첫 재판 절차가 27일 열린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 뒤 현직 검사가 재판에 넘겨지기는 손 검사가 처음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옥곤)는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등 4개 혐의로 기소된 손 검사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27일 오후 2시 20분으로 지정했다. 공판준비기일은 공판 전 본격 심리에 앞서 검찰과 피고인 측 주장을 확인하고 증거조사 계획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다.
손 검사는 제21대 총선 직전인 2020년 4월 초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와 공모해, 최강욱 열린민주당 총선 후보(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검찰 조직과 검찰총장 측근들을 공격하던 범여권 인사에 대해 부정적 여론 형성을 시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공수처는 김 의원이 손 검사에게 받은 고발장을 소속 정당에 건넨 것을 선거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손 검사는 이 과정에서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지현진씨의 실명 판결문을 김 의원에게 전달해 개인정보보호법 및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손 검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손 검사는 기소 직후 "(공수처가) 공소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에도 법리와 증거관계를 도외시한 채 기소를 감행했다"며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오로지 정치적 고려만으로 사건을 무리하게 처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금돌리기' 신라젠 문은상 전 대표, 30일 대법원 선고
이른바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신라젠 지분을 인수하고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에 대한 대법원 판단은 30일 나온다.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 연합뉴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를 받는 문 전 대표의 선고기일을 30일로 지정했다.
문 전 대표는 페이퍼컴퍼니 '크레스트파트너'를 통해 DB금융투자에서 350억 원을 빌려 신라젠 신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 신라젠에 들어온 돈을 다시 페이퍼컴퍼니에 빌려 주는 '자금 돌리기'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BW는 발행 이후 일정 기간 내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발행회사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를 말한다.
검찰은 당초 문 전 대표가 얻은 부당이득이 1,918억 원이라고 봤다. BW 발행시점과 행사시점 사이에 오른 주가로 거둔 시세차익도 부당이득이라고 판단했다. 문 전 대표는 특허 대금을 부풀려 신라젠 자금 29억3,000만 원을 관련회사에 과다하게 지급하고 지인 5명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뒤 매각 이익 중 38억 원가량을 돌려받은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문 전 대표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다만, 부당이득액을 BW 행사 당시 주가가 아닌 발행 당시 가액 350억 원으로 판단했다. 벌금도 350억 원을 주문했다. 재판부는 BW 발행시점과 행사시점 사이 주가가 오른 배경에 신라젠이 개발 중이던 항암제 펙사벡의 임상3상 시험이 허가되는 등의 호재가 작용했기 때문에, 시세 차익을 부당 이득으로만 보기 어렵다고 봤다.
항소심은 징역 5년형은 유지했지만 벌금은 10억 원으로 대폭 줄였다. 재판부는 "350억 원은 가정적 외관을 만들어내는 부정거래 행위 대상일 뿐, 법에서 말하는 부정거래와 인과관계로 얻은 이익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문 전 대표가 신라젠 스톡옵션을 부풀려 지인 등이 취득한 금액 중 38억여 원을 돌려받은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문 전 대표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곽병학 전 신라젠 감사, 이용한 전 신라젠 대표 그리고 페이퍼컴퍼니 실사주이자 문 전 대표의 삼촌 조모씨, 신라젠 창업주이자 특허대금 관련사 대표 황태호씨의 대법원 판단도 30일 함께 나온다.
곽 전 감사는 2심에서 징역 3년에 벌금 10억원을 선고 받았다. 이 전 대표는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조씨는 징역 2년 6월에 벌금 5억을 선고 받았다. 신라젠 창업주 황씨는 무죄를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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