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운영에 재정이 소요된다. 이를 충당하기 위해 세금을 거둔다. 각국 총조세 수입을 보면 미국은 5조3,300억 달러로 단연 최고다. 일본은 약 1조6,000억 달러, 한국은 4,560억 달러 정도다.
미국 100달러 지폐의 주인공 벤저민 프랭클린은 “이 세상에 죽음과 세금 말고는 아무것도 확실한 것이 없다”고 했다. 둘 다 피할 수 없지만 비껴갔으면 하는 것들이다. 1696년 영국은 ‘창문세’라는 것을 도입했다. 주택 창문 수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것인데 창문이 많을수록 더 많은 세금을 부과했다. 당연히 국민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창문을 가리거나 없애기 시작했다. 모자에 매기는 ‘모자세’, 수염 기르는 사람에게는 ‘수염세’, 무늬 있는 벽지에 부과하는 ‘벽지세’ 등 모두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세목들이다.
국가가 있는 한 납세는 국민이 져야 할 신성한 의무다. 다만 지나치지 않게 설계하는 것이 기술이다. 잘 설계된 세금은 ‘거위 털을 뽑는 기술’에 비유된다. 납세자인 거위가 소리를 가장 적게 지르게 하면서 거위 털(세금)을 가장 많이 뽑아내는 게 좋은 제도다. 이는 ‘낮은 세율 넓은 세원’이라는 조세원칙에 부합한다. 우리나라 3대 세목은 소득세, 부가가치세, 법인세로 총 국세의 75%를 차지한다. OECD 국가와 비교하면 법인세율은 높고, 부가세율은 절반 정도로 낮다. 근로소득자의 40%가 세금을 한 푼도 안 내고 있어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경제주체들의 행동을 왜곡하지 않으면서 국가 살림살이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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