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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한류로 녹색 되찾는 메콩 유역

입력
2022.06.27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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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티베트에서 발원하여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으로 흘러 들어가는 메콩강은 이 지역 사람들의 삶을 책임지고 있다. 아마존 다음으로 많은 어류 생물다양성의 보고이며, 세계에서 가장 큰 내수면 어업의 근원지이다. 유역에는 비옥한 곡창지대가 위치해 아시아의 밥그릇(rice bowl) 혹은 생선 바구니(fish basket)로도 불린다.

하지만 메콩 유역의 숲도 산림 전용과 황폐화에서 무사하지 못하다.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메콩 유역 5개 국가에서 뉴욕의 4배에 해당하는 총 30만㏊의 숲이 사라졌다. 지역주민의 생계유지를 위한 농지 전환, 불법 벌채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는 근본적이고 확실한 대안은 주민들의 숲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다. 생계를 위해 숲을 없애고 농지를 만드는 것이 최선이라는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숲의 다양한 가치를 인지해야 한다. 잘 관리된 숲은 인간에게 쉼터와 치유를 제공하며, 생물다양성 보존과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하고, 목재가 주는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다양한 공익적 가치를 제공한다. 그런 가치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인식이 정착되면 주민 스스로 숲을 지키려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캄보디아에 추진 중인 한-캄보디아 자연휴양림 조성사업은 이런 접근방법의 대표 사례다. 사업 대상지인 씨엠립주 반테이 스레이군에는 장미목 보호지역이 있다. 장미목은 고급 목재로 여겨진 대표 수종이다. 황제나 왕의 가구를 장미목으로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작년부터 장미목 보호구역 인근에 자연휴양림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휴양림이 완공되면 장미목을 보러 오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숙박과 산림 휴양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지역 주민이 시설 운영에 참여, 사업으로 인한 소득은 지역 사회로 선순환된다. 지역 주민은 단순히 시설 운영과 관리에 참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숲 해설이나 숲 치유와 같은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휴양림 입구에는 장승이나 한옥 형태의 문을 설치하여 관광객들이 한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캄보디아 자연휴양림 조성사업은 하나의 예시일 뿐, 우리의 산림 복지서비스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지난 5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에서 160개국, 1만5,000여 명 대표들은 한국의 앞선 산림 복지서비스에 큰 관심을 표했다. 수목원, 도시숲, 산림 치유 등 우리의 산림 활용 노하우 전수 요청도 쇄도했다. 산림 한류는 인류 공동자산인 숲을 보호하며, 에코투어리즘 활성화를 통해 세계 여러 개도국에 새로운 사회·경제적 기회를 창출하는 지혜로운 접근방법이 될 것이다.



남태헌 산림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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