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파업 수순 밟는 현대차 노조…날씨만큼 뜨거워지는 차 업계 '하투'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4년 만에 파업 수순 밟는 현대차 노조…날씨만큼 뜨거워지는 차 업계 '하투'

입력
2022.06.24 13:00
수정
2022.06.24 14:09
0 0

중노위 쟁의행위 조정 신청…7월 1일 찬반투표
현대차, 강성 노조 들어서며 4년 만에 파업 눈앞
현대차 노조 "전기차 공장 투자, 고용 안전" 요구
기아 노조, 현대차와 '공동투쟁' 결의…사측 "걱정"
한국GM·르노코리아, 노조 요구안 수락 가능성 낮아

현대차 노사가 지난달 10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2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개시 전 상견례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자동차 업계에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강성'으로 분류되는 노조 위원장들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서, '무분규'로 교섭을 마무리 지었던 지난해와 달리 뜨거운 '하투(夏鬪)'가 예상되면서다. 특히 3년 연속 파업이 없었던 현대자동차 노조가 파업 수순을 밟으면서, 다른 업체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24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노조는 22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12차 임금협상 교섭에서 결렬을 선언하고,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했다. 28일에는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행위 방향을 확정하고, 7월 1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중노위가 노사 입장차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투표에서 과반 이상이 쟁의에 찬성하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현대차, 4년 만의 파업 위기…강성노조 "전기차 공장 투자해라"

안현호 현대차 노조지부장이 25일 울산공장 본관 앞 잔디밭에서 열린 '2022년 임금협상 승리를 위한 출정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제공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하게 되면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실리주의'로 분류되는 이상수 전 위원장이 노조 집행부를 이끌었고, 글로벌 자동차 산업 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이 겹치면서 노사가 '상생' 차원에서 무분규 타결을 이뤄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강성'인 안현호 노조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올해 하투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핵심 요구안으로 ①기본급 16만5,2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②호봉제도 개선 ③이중임금제 폐지(차별 철폐) ④신규인원 충원 ⑤정년연장(임금피크제 폐지와 연계) ⑥해고자 복직 ⑦국내 공장 신설·투자 등을 제시했다. 특히 국내에도 '전기차 전용 공장' 투자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차는 2040년 한국, 미국, 중국, 유럽 등 4대 시장에서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중단하고, 2045년엔 생산도 안 한다.


현대차가 지난해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1'에서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왼쪽부터 마이클 콜 유럽권역본부장, 호세 무뇨스 북미권역본부장, 장재훈 사장,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 데이비드 로스차일드 홍보대사가 IAA 2021 현대차 보도발표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내연 기관을 단종하고 전동화로 전환하기 위해 미국에 6조3,000억 원을 들여 신규 전기차 공장을 짓기로 했지만, 국내에선 시설 변경 외 신규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 계획이 없다"며 "국내 일감을 줄이고 해외에서 늘리면 노동자 고용 안정 저하는 물론 산업 경쟁력도 약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측은 불안정한 부품 수급 문제, 글로벌 위험 요인 등이 쌓여 있어 노조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측은 "대내외 경영 환경이 어려운 상황이고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에 (노조가) 결렬을 선언해 매우 유감"이라며 "심도 있게 논의해 교섭을 마무리하고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기아, 현대차 노조와 공동투쟁 결의…한국GM·르노코리아도 협상 '난항'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 나흘째인 10일 오후 광주 서구 기아차 생산 공장 앞에서 카캐리어를 동원하지 못해 개별 운송하는 번호판 없는 완성차량이 화물연대 노조원들의 결의대회 장소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에서 불거진 하투에 대한 조짐은 자동차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22일 상견례를 마친 기아 노사도 임단협에 난항이 예상된다. 기아 노조는 지난달 현대차 노조와 동일한 요구안을 마련하고 공동투쟁을 결의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나설 경우, 기아 노조도 합동 파업에 들어간다. 현대차·기아는 이달 초 8일 동안 이어진 화물연대 파업으로 5,000대 이상의 생산 차질(약 3,000억 원 규모)을 겪었다. 때문에 양사는 노조 파업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23일 사측과 임단협 상견례를 가진 한국GM 노조도 기싸움을 벌였다. 노조 측은 ①기본급 14만2,300원 정액 인상 ②통상임금의 400% 성과급(1,694만 원 상당) 지급 ③공장별 발전방안 ④부평공장 전기차 생산유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부평2공장에서 생산 중인 '말리부' 단종 이후 물량 확보가 관건이지만, 사측은 답변을 피하고 있다. 게다가 이달 초 부임한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올해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경영 목표로 제시, 임금인상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르노코리아 노조는 지난달 3일 기본급 9만7,472원 인상과 일시금 500만 원 지급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에서 단칼에 거절했다. 오히려 2022~2024년 3년치 임단협을 한 번에 타결하자고 노조에 제시, 노사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22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취임 후 열린 첫 번째 공식 행사 'GM 브랜드 데이'에서 한국 사업장의 경영 정상화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한국GM 제공


최영석 한라대 스마트모빌리티공학부 겸임교수는 "반도체 수급난,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자동차 산업에 노조 파업까지 겹치면 상당히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걱정된다"며 "게다가 국민들이 노조에 대한 안 좋은 인식까지 가질 수 있어 노사 양측이 적절한 타협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라이브 이슈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