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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두산공장 갔지만... 尹은 '원전'·文은 '풍력'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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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두산공장 갔지만... 尹은 '원전'·文은 '풍력' 살폈다

입력
2022.06.23 16:10
수정
2022.06.23 16:29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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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공장
윤석열 대통령 22일 원자력발전 관련 시설 살펴
문재인 대통령 2년 전 친환경 해상풍력 공장 방문
제각각 에너지 정책 기조 맞는 곳만 발걸음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정권 교체 후 문재인 정부와 비교해 윤석열 정부가 가장 큰 변화를 주고 있는 정책 중 하나는 단연 원자력발전(원전)이다. 정권 초부터 탈(脫)원전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는 '원전 최강국'을 표방하며 친(親)원전 기조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극과 극 원전 정책은 대통령 현장 방문에서도 또렷하게 드러난다.

윤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은 모두 임기 중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전 두산중공업)를 방문했지만, 두 사람의 목적은 완전히 달랐다.


이전 정부 탈원전 비판... 동시에 현 정부 친원전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원자로 제작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원자로 제작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우선 윤 대통령은 22일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원자력 발전 관련 공장을 찾았다. 공장 내에서 윤 대통령이 가장 먼저 발걸음을 한 곳은 신한울 3·4호기에 들어갔어야 할 소재들이 쌓인 곳이었다. 소재들 대부분 공정이 10%도 채 진행되지 않았다. 6년 전 정부의 원전 건설 계획에 따라 원자로, 증기 발생기 등 원전 주기기를 만들기 위한 소재를 미리 제작했지만, 이듬해 정권이 바뀌면서 탈원전 기조 속에 공정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이대로 취소되면 4,900억 원가량의 손실이 난다는 게 두산에너빌리티 측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이후 단조 공장을 찾아 세계 최대 규모의 1만7000톤(t) 프레스 등을 살펴봤다. 이 프레스는 두산에너빌리티가 2014년 당시 정부의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발맞춰 한국형 초대형 원전 주기기 제작 수요 증가에 대비해 약 2,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2017년 도입했다.

윤 대통령은 공장을 둘러보는 틈틈이 "끝까지 탈원전해서 이것(신한울 3·4호기)을 궁극적으로 취소시키면 4,900억 원 정도 피해가 가는구나"라고 읊조리거나 "정부 상대로 그것(손해비용)을 다 받아내야 되겠네" 등으로 은근히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공장을 다 둘러본 뒤에는 "5년간 바보 같은 짓을 했다"며 "원전 생태계를 탄탄히 구축했더라면 지금 아마 경쟁자가 전혀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탈원전 기조 속 쌓인 원전 부품 대신 해상 풍력

2020년 9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그린 뉴딜 현장인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가스터빈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년 9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그린 뉴딜 현장인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가스터빈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전 대통령 또한 2020년 9월 그린뉴딜 정책에 힘을 싣기 위해 두산에너빌리티로 향했다. 그린뉴딜은 탄소의존 경제에서 저탄소·친환경 경제로 도약하기 위한 것으로, 녹색산업 성장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마침 두산에너빌리티는 당시 국내 유일의 해상 풍력 실적 보유 기업이었고, 2019년에는 세계 다섯 번째이자 국내 최초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모델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해상 풍력과 수소액화플랜트, 연료전지 등 그린뉴딜 제품군 전시를 관심 있게 둘러본 뒤 가스터빈 블레이드와 본체 등을 살폈다.

문 대통령이 들른 공장 바로 옆, 차로 10~15분 거리인 원전 공장에 이미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으로 인한 자재들이 한가득 쌓여 있었지만 그에 대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 모델을 개발한 두산 측을 "아주 굉장한 일을 한 거네요"라며 추켜세웠다. 또 그린뉴딜 정책 선상에서 "(액화천연가스(LNG)의) 온실가스 배출이 석탄 대비 44% 수준이라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앞으로 석탄발전을 LNG가스발전으로 대체하면 국내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년 간격으로 잇따라 현직 대통령을 방문객으로 맞이한 두산 측은 말을 아꼈다. 두산 관계자는 "다양한 사업군을 운영하다 보니 여러 관심 영역의 대상이 될 장소가 있었던 것뿐"이라고 전했다.

한편, 두산에너빌리티의 에너빌리티는 'Energy'(에너지)와 'Sustainability'(지속가능성)를 조합한 말이다. 이 회사의 시작은 현대양행으로 알려졌다. 1962년 설립된 이 회사 이름에서 '양행(洋行)'은 '서양으로 간다'는 뜻으로, 1980년 이 회사는 한국중공업으로, 2001년 한국중공업은 다시 두산중공업으로 사명을 바꿨다. 그리고 올해 3월 29일 주주총회에서 새 회사 이름이 확정됐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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