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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산림 불법 훼손… 전남 구례군 또 압수수색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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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산림 불법 훼손… 전남 구례군 또 압수수색 당했다

입력
2022.06.23 11:11
수정
2022.06.2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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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군 봉성산 자락에 위치한 국궁장인 봉덕정 정비 공사를 하면서 파헤친 산비탈 모습이 흉물스럽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지리산 사람들 제공

전남 구례군 봉성산 자락에 위치한 국궁장인 봉덕정 정비 공사를 하면서 파헤친 산비탈 모습이 흉물스럽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지리산 사람들 제공

전남 구례군이 경찰에게 또 압수 수색을 당했다. 구례군이 구례읍 봉성산 자락에 위치한 봉덕정 국궁장(활터) 정비 공사를 하면서 산림을 불법 훼손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구례군은 지난해 12월 말에도 수해 폐기물 처리량 조작 및 국고 보조금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찰의 압수 수색을 받았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구례경찰서는 21일 오전 구례군 스포츠산업과 사무실을 압수 수색해 봉덕정 정비 공사와 관련한 자료 등을 확보했다. 앞서 3월 30일 봉성산 훼손 비상대책위원회는 봉덕정 정비 공사 과정에서 산지가 무단 훼손되고 토사가 불법 유출했다며 김순호 구례군수 등 관련 공무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지난해 12월 27일 구례군도 산지 전용 허가도 없이 불법으로 봉덕정 정비 공사가 이뤄진 사실을 확인, 관련 공무원과 공사 관계자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구례군은 지난해 11월 전국 단위 국궁 대회를 유치하겠다면서 19억 원을 들여 봉덕정 확장(3,800㎡→5,300㎡) 공사에 들어갔다. 사대(射臺)를 3개에서 4개로, 사로도 21개에서 28개로 늘리면서 1인당 사로 너비도 0.7m에서 1m로 넓히는 게 공사의 핵심 내용이었다.

그러나 공사 담당 부서인 스포츠산업과는 사대 확장을 위해 산비탈을 깎아 내는 공사를 하면서 산지 전용 허가와 실시 계획 인가도 받지 않았다. 이 공사로 인해 봉선산 자락에 길이 150여m, 높이 10m, 너비 7m의 절개지가 생겼고, 높이 10m 내외 벚나무와 참나무, 동백 등 나무 수백 그루가 잘려 나갔다. 구례군은 산지 훼손 면적만 6,055㎡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봉성산 무단 훼손으로 인해 25톤 트럭 1,000여대에 달하는 사토가 발생했는데, 이 흙이 구례 골프 연습장 조성 예정 부지 복토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봉성산 불법 훼손 사실이 알려지면서 봉덕정 일부 건축물의 불법 증축 논란도 불거졌다. 현재 봉덕정 사대와 2층 건물, 진입도로변 건물은 무허가 건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구례군이 혈세를 들여 이들 노후 시설에 대해 정비 공사를 해 줄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압수 물품 분석이 끝나면 구례군 담당 공무원 등을 상대로 누가 봉덕정 정비 공사를 기획했고, 이 과정에서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안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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