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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경항모 개발 결정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

입력
2022.06.23 19:00
수정
2022.07.12 09: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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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수
이석수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무기는 기술의 산물이다. 기술혁신은 무기혁신을 낳는다. 기술이 곧 전쟁양상을 결정한다는 미래주의 관점에서 전쟁과 무기, 그리고 한국국방의 생태계를 그려본다.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 '푸젠함' 진수식이 17일 상하이 인근 장난(江南) 조선소에서 열렸다. 연합뉴스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 '푸젠함' 진수식이 17일 상하이 인근 장난(江南) 조선소에서 열렸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중국은 세 번째 항공모함인 푸젠함의 진수식을 거행했다. 항공모함은 중국해군 현대화의 상징이다. 이제 항공모함을 세 척이나 보유한 중국은 대양해군의 길을 가고 있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이 중국을 더욱 공세적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푸젠함은 중국 항공모함 기술의 획기적 발전을 보여준다. 중국의 첫 번째 항공모함인 랴오닝함과 두 번째 항공모함인 산둥함은 2012년과 2019년 취역했다. 푸젠함은 중국의 자체설계에 기초한 것이다. 이전 항공모함과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함재기 이륙 방식이 재래식 스키 점프방식에서 전자기 사출기방식으로 발전했다는 점이다.

이륙 방식의 차이는 함재기 종류와 작전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스키점프식은 함재기가 이륙 시 자체동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중량이 무거워서 충분한 연료와 탄약의 탑재가 어렵다. 반면 사출기방식은 좀 더 많은 연료와 탄약을 항공기에 실을 수 있어서 작전반경이 확대되고 폭발력이 향상된다. 그리고 항공모함은 탑재 무기체계와 항공모함전투단의 구성에 따라 능력의 차이를 보인다. 항공모함의 함재기로는 전투기, 헬기, 공중조기경보기, 전자전기, 수송기 등이 있다. 항공모함강습단은 구축함, 호위함, 잠수함 등으로 구성된다.

중국은 항공모함을 취역한 역사가 짧아서 훈련이 부족한 것이 최대 약점이다. 즉 운용, 항해, 해군 합동작전 등의 경험이 부족하다. 항공모함은 매우 복잡한 체계여서 훈련이 부족하면 작전에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항공모함 기술개발과 항공모함 작전 운용은 별개다. 지원함의 적절한 조합과 통합전개 경험이 풍부해야 항공모함을 효과적으로 작전에 활용할 수 있다.

항공모함의 비군사적 역할인 정치적·외교적·인도적 역할은 잘 알려져 있다. 항공모함은 대국의 체면과 위신의 상징이며 외교 수단일 수 있고 인도적 지원에 활용될 수 있다. 항공모함의 군사적 가치와 역할은 무엇인가? 항공모함은 말 그대로 해상에서 항공기의 활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해상의 비행장이다. 잠재적 해상통제 및 거부를 위한 자산이다. 해안과 육지의 표적도 타격할 수 있다. 더욱이 항공모함은 지휘·통제·정보·정찰 등의 역할을 하는 기함이기도 하다.

항공모함은 생존력이 약하다는 비판이 많다. 항공모함은 대함 미사일을 유인하는 '자석'이라는 표현도 있다. 전시 지상의 고정된 군사 타격목표는 적의 공격으로부터 취약하다. 하지만 항공모함은 시속 30kts(노트) 정도의 속도를 유지한다. 고정표적보다 이동표적이 더 공격으로부터 취약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탐지와 방어기술의 첨단화로 항공모함의 피격 확률이 감소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인도-태평양지역에서 항공모함 군비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이 지역에서 패권국의 역할을 하는 미국은 11척의 항공모함을 운용하고 있으며 중국, 인도, 일본, 태국 등이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헬기 구축함을 경항공모함으로 개조해서 F-35B를 탑재하고 있다. 한국은 경항공모함 건조를 논의 중이고 싱가포르는 합동 다임무함(Joint Multi-Mission Ship)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의 항공모함 무기체계와 운용 경험이 아직 미국을 따라갈 수는 없다. 하지만 중국은 인도·태평양지역에 집중하고, 미국은 세계 패권국으로서 인도·태평양지역에 대한 전략적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중국은 핵추진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인도와 일본도 항공모함 능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중장기적으로 전략환경, 전력소요, 비용 등을 판단해서 경항공모함 개발에 관한 합리적 결정을 도출해야 한다. 사업을 지금 착수해도 10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석수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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