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과정 내력 등 기록 자세히 남아
조각기법 세무장식 등 우수해
영천 인종대왕 태실이 보물로 지정된다.
경북도는 영천시 청통면 치일리 ‘영천 인종대왕 태실’이 23일자로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됐다고 22일 밝혔다. 태실은 왕실에서 자손을 출산하면 태(胎)를 폐기하지 않고 명당이나 길지에 묻고 조성한 시설을 말한다. 경북에선 사적으로 성주 세종대왕자 태실 등이 유명하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영천 인종대왕 태실은 태실봉안 의례에 따라 1521년(중종 16년)에 처음 설치됐다. 인종이 즉위하면서 1546년(명종 1년)에 가봉(加封)공사가 완료됐다. 1680년(숙종 6년)에 개수를 거쳐 1711년(숙종 37년) 태실비에 대한 재건이 이뤄졌다.
1928년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에 의해 태항아리 등이 서삼릉으로 이안되고 석물은 폐기돼 방치됐다가 1999년 발굴조사가 진행됐다.
이후 2007년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정비됐으며, 현재는 태실 1기, 가봉비 1기 및 기타 석물로 이뤄져 있다.
영천 인종대왕 태실은 설치 과정과 내력을 알 수 있는 관련 기록이 비교적 자세하게 남아 있고, 전체적인 조영기법과 구조 등이 조선왕실 태실 의궤의 내용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세부 장식이나 조각기법 등이 우수해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기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 처음 설치된 이후 원래 위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존하는 조선왕실의 태실 가운데 규모가 크고, 문화유산으로서의 보편적 가치와 함께 완전성과 진정성도 구비하고 있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영천 인종대왕 태실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이 지난 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최종 지정이 확정될 예정이다.
한편 경북도는 조선왕조 태실 유적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지난 4월 경기문화재단(수원)에서 태실 유적이 많이 남아 있는 경북 경기 충남 3개 지자체 관계자들이 모여 구체적인 등재 전략을 논의했다.
김상철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2017년 도내 실태조사 결과, 이미 사적으로 지정돼 있는 성주 세종대왕자 태실을 비롯해 상당수의 태실이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조선왕조 태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도가 앞장서 나가고, 등재된 유산의 보존ㆍ활용에 있어서도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사업과 연계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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