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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주식 잔혹사… “고령·여성 개미는 덜 잃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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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주식 잔혹사… “고령·여성 개미는 덜 잃었다, 왜?”

입력
2022.06.23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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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증권사 511만 명 투자자 수익률 분석
전체 평균 '-17.69%', 대부분 손실 봤지만
70대 이상 여성은 -9.16%로 제일 선방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 코로나19 이후 처음 주식 투자를 시작한 20대 직장인 남성 A씨. 주식 3년 차에 접어든 요즘 투자를 관둬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주식 투자 인생’의 첫 하락장에 직면하자, 우량주 위주로 구성한 포트폴리오조차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조급한 마음에 ‘물타기’ ’단타 매매’로 전략을 바꿔 봤지만, 더 떨어지는 주가에 이제는 주식앱을 켜는 것조차 두려울 지경이다.

#2 주식 투자 20년 경력의 70대 여성 B씨는 하락장에도 매일 아침 서울 강남구 모 증권사 지점으로 출근한다. 매매를 하지 않더라도 담당 프라이빗뱅커(PB)에게 시장 상황 설명을 듣기 위해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숱한 부침을 겪은 B씨에게도 이번 하락장이 뼈아픈 건 마찬가지지만, 3년 전 구입한 2차전지·바이오 종목은 여전히 그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모두가 손해봤지만…70대 여성 개미는 선방

코스피가 2,300대까지 급락한 증시는 개미들의 곡소리로 가득하다. 모두 다 돈을 잃었지만 연령과 성별로 나눠 보니 수익률은 확연히 엇갈렸다. 어떻게 차이가 났는지,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따져 봤다.

분석 자료는 한국일보가 국내 한 대형 증권사에 요청한 개인 투자자 511만 명의 올해 상반기 월간 수익률이다. 전체 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은 이달 15일 기준 -17.69%다. 같은 기간 코스피 변동률은 -19.6%다.

연령대별 분석에서는 나이가 많을수록 손실이 적었다. 가장 손실이 큰 20대 투자자의 수익률은 -19.82%로 코스피 변동률을 밑돌았다. 30대(-19.07%) 40대(-18.13%) 50대(-17.15%) 60대(-14.63%) 70대 이상(-10.23%)으로 수익률 순위는 연령대와 비례했다.

여성은 하락장에서도 강했다. 여성 투자자의 수익률은 '-16.66%’로, 남성(-18.75%)보다 2%포인트 이상 높았다. 코로나19 직후 상승장에서도 여성의 수익률이 남성을 웃돌았는데, 하락장에서도 그대로 반복된 것이다.

연령과 성별을 조합한 비교에선 70대 이상 여성이 -9.16%로 가장 선방했다. 이에 반해 20대 남성 수익률은 -21.26%로 꼴찌였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투자금 늘리지 말고, 매매 횟수 줄여라"

섣부른 물타기 여부 등이 차이를 부른 것으로 해당 증권사는 분석했다. 1월 급락 이후 2~5월까지 소강 상태가 이어졌는데, 해당 기간 손실을 만회하고자 저가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추가 급락으로 손실을 키웠다는 얘기다. 아울러 여성과 고령층의 보수적인 투자 전략이 유효하게 작용하기도 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하락장에서 수익률을 보존하는 방법은 투자금을 늘리지 않고, 가급적 매매 횟수를 줄이는 것”이라며 “투자 타이밍을 예측하는 것은 투자자의 영역이 아닐 수 있으니, 재빠르게 매도를 못했다면 물타기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인 투자자 대부분이 본격적인 손실을 경험하면서 ‘동학개미 운동’의 활력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요국의 긴축 통화정책으로 '돈줄 죄기’에 나서면서 시중 자금이 주식에서 예·적금으로 이동하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도 이미 발생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높아질수록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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