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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보이는 미술관... 담배공장이 문화놀이터

입력
2022.06.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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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국립현대미술관과 문화제조창, 상당산성과 정북동토성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의 개방수장고. 수장고가 그대로 전시실인 국내 최초의 '수장고형 미술관'이다. ⓒ박준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의 개방수장고. 수장고가 그대로 전시실인 국내 최초의 '수장고형 미술관'이다. ⓒ박준규

청주는 수도권에서 가까워 당일 여행이 가능한 곳이다. 고속철도 오송역이나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렌터카를 이용하면 이동거리가 짧아서 여행이 어렵지 않다. 상당산성, 다래목장, 수암골, 문화제조창, 국립현대미술관, 정북동토성 등 볼거리도 풍부하다.

담배공장의 변신, 문화제조창

청주 도심의 ‘문화제조창’은 담배공장을 개조한 대규모 복합문화시설이다. 1946년 세워진 경성전매국 연초제조창이 2021년 도시재생사업으로 상업시설, 문화체험시설, 공예클러스터를 갖춘 문화 놀이터로 변신했다.

문화제조창 1층에는 식당과 패션 업체가 입주했고, 2층은 청주시청 제2임시청사, 3층과 4층은 전시실이다. 청주공예비엔날레 아카이브전 ‘20년 공예의 향연’, 역사문화 상설전 ‘불꽃, 봄꽃이 되어 다시 피어나리’, 한국공예관 기획전 ‘평범의 세계: 이로운 공예’ 등이 전시 중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 층씩 오를 때마다 드러나는 기둥과 벽의 골격, 외부에 그대로 남은 굴뚝이 이곳이 연초제조창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담뱃잎 보관 창고였던 ‘동부창고’는 시민과 여행객을 위한 문화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문화제조창 외부에 공장 굴뚝이 그대로 남아 있다. ⓒ박준규

문화제조창 외부에 공장 굴뚝이 그대로 남아 있다. ⓒ박준규


문화제조창 건물 내부도 연초제조창 시절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박준규

문화제조창 건물 내부도 연초제조창 시절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박준규


담배공장 골격을 그대로 유지해 개방감을 극대화한 문화제조창. ⓒ박준규

담배공장 골격을 그대로 유지해 개방감을 극대화한 문화제조창. ⓒ박준규


문화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는 문화제조창 동부창고. 담뱃잎을 보관하던 창고였다. ⓒ박준규

문화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는 문화제조창 동부창고. 담뱃잎을 보관하던 창고였다. ⓒ박준규


수장고 직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문화제조창 본관 옆에는 국립현대미술관(MMCA) 청주관이 있다. 과천, 덕수궁, 서울에 이어 네 번째로 문을 연 국립현대미술관이다. 잔디광장은 ‘천대광: 집우집주’, 외벽은 ‘권민호: 회색 숨’ 작품으로 장식돼 있다.

MMCA 청주관은 국내 최초의 ‘수장고형 미술관’이다. 소장품을 보관하는 비밀의 공간인 수장고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구조다. 1층 개방수장고는 조각으로 분류된 입체 작품을 보관하고 있다. 3층 미술은행 개방수장고는 ‘풍경을 그려내는 법’을 주제로 풍경의 해석, 시선과 색체 등을 구분해 전시 중이다. 4층 보이는 보존과학실에는 소장품의 보존처리 과정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국내 네 번째 국립현대미술관이자, 최초의 수장고형 미술관이다. ⓒ박준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국내 네 번째 국립현대미술관이자, 최초의 수장고형 미술관이다. ⓒ박준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의 개방수장고 전시물. ⓒ박준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의 개방수장고 전시물. ⓒ박준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의 특별수장고는 유명 작가의 다양한 드로잉 작품을 전시 중이다. ⓒ박준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의 특별수장고는 유명 작가의 다양한 드로잉 작품을 전시 중이다. ⓒ박준규

하이라이트는 5층 특별수장고다. 비밀의 방에 들어가듯 조심스럽게 입장하면 이중섭의 ‘소년’, 김환기의 ‘새’ 등 유명 작가의 드로잉을 만날 수 있다. 특별수장고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시 정각 선착순 10명만 입장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 휴관.

문화제조창 인근 우암산 언덕배기의 수암골은 또 다른 의미의 생활 미술관이다. 수암골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이 정착해 형성된 마을이다. 좁은 골목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이 마치 1970년대에 시간이 멈춘 듯한 모습이다. 2007년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지역 주민과 작가들이 골목마다 알록달록한 그림을 그려 생명을 불어넣으며 활기 넘치는 벽화마을로 탈바꿈했다.

2009년 드라마 ‘카인, 아벨’ ‘제빵왕 김탁구’ 등의 촬영지로 알려지며 여행객의 방문이 이어지는 곳이다. 골목길에서 40개의 벽화를 둘러보면 수암골전망대에 이르는데, 청주 시내 풍경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수암골 벽화마을의 '뚱보가족'. 드라마 '카인과 아벨'을 촬영한 곳이다.

수암골 벽화마을의 '뚱보가족'. 드라마 '카인과 아벨'을 촬영한 곳이다.


1970년대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수암골 풍경. ⓒ박준규

1970년대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수암골 풍경. ⓒ박준규


수암골은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한 곳이다. 골목 한쪽에 기념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박준규

수암골은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한 곳이다. 골목 한쪽에 기념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박준규


느릿느릿 상당산성, 일몰 명소 정북동토성

상당산성은 청주의 대표적 역사 유적이다. 1744년 조선 후기 승장 영휴가 저술한 ‘상당산성고금사적기’에 산성의 내력이 기록돼 있다.

927년 태조 왕건이 대구 공산전투에서 후백제 견훤에 대패했다. 무농정(청주 상당구 소재)에서 군세를 정비할 때 부하 장수들이 후백제의 상당산성을 점령해 근거지로 삼을 것을 권했다. 복지겸이 방비가 소홀한 서북쪽을 쳐 점령하자는 계책을 냈는데, 작전이 그대로 적중했다고 전해한다. 임진왜란 중인 선조 29년(1586) 성을 수리하고, 숙종 42년(1716)부터 영조 23년(1747)까지 청주 병사 유성추의 감독 아래 대대적으로 개축했다는 사실도 기록돼 있다.

현재는 청주 시민과 여행객으로부터 두루 사랑받는 트래킹 코스다. 공남문(남문)을 출발해 미호문(서문), 진동문(동문)을 거쳐 성벽을 한 바퀴 돌면 4.2㎞, 느릿느릿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청주의 대표적 역사 유적인 상당산성은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박준규

청주의 대표적 역사 유적인 상당산성은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박준규


구불구불 이어지는 상당산성 성벽. 1시간 30분 정도면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박준규

구불구불 이어지는 상당산성 성벽. 1시간 30분 정도면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박준규

청주 북측 외곽의 정북동토성은 일몰 명소로 소문나 있다. 미호천 주변의 평야에 마치 커다란 제방처럼 보이는 이 성은 서울 풍납토성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토성으로 평가된다. 둘레 650m에 이르는 정사각형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사적으로 지정돼 있다. 주변에 산이나 높은 건물이 없어 일몰과 노을 풍경이 특히 아름답다. 해질 무렵 실루엣으로 사진을 찍으면 그대로 '인생사진'이다.

정북동토성에서 노을을 배경으로 '인생사진' 찍기. ⓒ박준규

정북동토성에서 노을을 배경으로 '인생사진' 찍기. ⓒ박준규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내수읍 다래목장. ⓒ박준규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내수읍 다래목장. ⓒ박준규


다래목장의 수제요거트와 순우유 아이스크림. ⓒ박준규

다래목장의 수제요거트와 순우유 아이스크림. ⓒ박준규

청주 여행에서 특별한 카페를 찾는다면 내수읍 다래목장을 추천한다. 초정약수에서 가깝고 실제 젖소를 키워 품질 좋은 유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곳이다. 수제요거트, 순우유 아이스크림이 특히 인기다. 송아지 방목장에서 먹이주기 체험도 할 수 있다.

박준규 대중교통여행 전문가 blog.naver.com/saka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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