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생 B씨, 필라테스 이후 허리 염좌
"무리한 운동 지시로 인한 부상 아냐"
필라테스 수강에 부상을 당했어도 무리한 운동을 강요하지 않았다면 강사에게 죄를 물을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부장 최병률)는 17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필라테스 강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19년 수강생 B(42)씨에게 3개월간 무리한 운동을 시켜 전치 12주의 요추 염좌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연성이 부족한 사실을 알고도 '나비자세'(양 발바닥을 마주 보게 붙인 다음 허리를 숙이면서 골반을 풀어주는 동작) 등 필라테스 동작을 반복하게 해 부상을 유발했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은 "운동을 억지로 반복하게 한 적이 없다"는 A씨 주장을 받아들였다. 앞서 1심 재판부는 "B씨가 나비자세 도중 관절에 무리를 느꼈다면 멈출 수 있고, 예상치 못한 고통을 느꼈다면 언제든지 '그만두라'고 말할 수 있다"며 "A씨가 B씨의 고통을 무시하고 장시간 동안 몸을 눌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바렐'을 이용한 운동도 부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B씨는 7회 차 레슨까지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고, 8회 차 레슨 이후에도 무리 없이 보행을 할 수 있었다"며 "A씨가 바렐 운동과 관련해 무리한 동작을 반복하게 한 건 아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나비자세 같은 동작이 부상을 악화할 위험이 있다"는 전문가들 의견에 대해서도 "구체적 실행 방법에 따라 관절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그런 운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A씨의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항소심 역시 1심 판단을 그대로 따라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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