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 펀드 의혹에 무거운 발걸음
관행보다 빠른 귀임... 한국 요청 따른 듯
장하성(69) 주(駐)중국 한국대사가 22일 3년 3개월의 임기를 마무리했다. 윤석열 정부의 첫 주중대사로 지명된 정재호 내정자의 부임 날짜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중국 대사 공석은 한동안 불가피하게 됐다.
주중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장 전 대사는 이날 오전 대사관 직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이임식을 가졌다. 이임식은 그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열렸다.
이어 장 전 대사는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인사했다. 장 전 대사는 "한국과 중국의 우호 협력과 국민들의 교류가 지속적으로 발전·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했고, 왕 부장은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한 장 대사의 노력에 사의를 표했다.
장 전 대사는 중국에 주재하는 한국 특파원단에 보낸 별도 이임사에서 "대사로 부임할 때 준비했던 여러 일들을 코로나19 때문에 실행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했다. 또 "우리 교민과 기업들을 돕는 보람이 있었고, 한중관계 증진에 일조할 수 있었던 기회를 가졌던 점을 의미있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디스커버리 펀드' 부적절 투자 의혹... 무거운 발걸음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 전 대사는 2019년 4월 주중대사로 취임했다. 장 전 대사의 이른 귀임은 윤석열 정권 출범에 따라 주요국 대사가 교체된 데 따른 것이나, 최근 불거진 '디스커버리 펀드 사건'으로 사실상의 '불명예 퇴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500억 원의 환매 중단 사태 책임자로 지목된 장 전 대사의 동생 장하원(63)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8일 경찰에 구속됐고, 장 전 대사 역시 이 펀드에 약 6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지난 2월 드러났다. 장 전 대사는 당시 "(투자 과정에서) 공직자윤리법 등 법률 위반 사항이 없다"고 해명했으나, 귀국 뒤 경찰 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이 펀드에 투자했던 사실이 알려진 뒤 최근까지 장 전 대사의 대외 활동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대사 교체는 통상적으로 며칠의 간격을 두고 이뤄진다. 후임인 정재호 내정자의 부임 날짜가 미정인 데다 중국 방역 정책에 따라 2주간 격리되는 점까지 고려하면, 장 전 대사의 귀임은 관례에 비해 다소 이르다. 장 전 대사를 포함한 주요 국가 대사들에게 "되도록 신속히 자리를 비워 달라"는 한국 정부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강창일 주일본 대사 역시 23일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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