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배우들은 캐릭터에 몰입하며 자신의 한계를 경험하곤 한다. "연기를 하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를 꺼냈던 배우도 있다. 그러나 톰 크루즈는 좀 다르다. 아마도 그 '다름'이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거침없는 액션을 소화하는 비결인지 모른다.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가 블록버스터 '탑건: 매버릭'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그는 '친절한 톰 아저씨' 면모를 여과없이 발휘했다. 무려 열 번째 내한이다. 톰 크루즈는 "한국 개봉에 맞춰 스케줄을 조정했다"는 말로 국내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많은 말들을 했지만 톰 크루즈의 영화에 대한 진심어린 열정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는 "모두가 쏟아준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 영화 제작의 아름다운 점은 모두가 협동해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엄청난 노력이 있어야만 최고의 퀄리티가 나올 수 있다"고 단언했다.
36년 만에 '탑건' 속편 '탑건: 매버릭'으로 돌아온 톰 크루즈는 이번에도 전투기를 직접 몰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다른 배우들도 수개월에 걸쳐 항공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전투기에 탑승한 배우들의 얼굴에는 현실감이 넘친다. 덕분에 관객 또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이번 작품에 참여하며 톰 크루즈는 직접 훈련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제작진은 조종석 내부를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직접 개발했다. 톰 크루즈는 "배우들이 전투기를 몰 때도 철저하게 브리핑을 해야 했다. 촬영 후 모니터 하면서 문제점을 발견하면 고치는 식이었다"며 "영화에서 캐릭터를 쌓아가기 위해선 섬세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들 중단하거나 포기하지 않아서 가능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제이 앨리스는 "처음에 톰이 테스트 촬영한 비행 장면을 보여주면서 '이제 여러분도 할 거다'라고 했을 땐 모두가 깜짝 놀랐다. 그러나 톰이 설계한 단계별 훈련 프로그램을 들은 뒤로는 확신을 갖고 훈련에 임할 수 있었다. 다 마치고 나니 엄청난 성취감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글렌 포웰은 훈련 중 구토까지 하면서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해군과 협업하며 실제 비행 속도, 방향 등을 공부하다보니 영화를 찍는다기보다 해군에 입대한 기분이 들었다"며 "상공에 올라가면 모든 게 내 책임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고, 중력을 견디느라 피가 거꾸로 솟고 그 와중에 대사도 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건 톰 크루즈의 영화가 아니면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것"이라 말했다. 이에 톰 크루즈는 "토해도 자랑스러운 거다. 구토를 했는데도 계속 한 거 아닌가"라며 배우들의 노력을 칭찬했다.
'탑건: 매버릭'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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