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어느 정권이나 '내 적폐청산은 다르다'고 생각"
"관심사가 과거에 있는데 '미래 위한 일' 하겠나"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윤석열 정부가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벌이는 것에 대해 "중요한 관심사가 과거에 있는데 미래를 내다보고 필요한 일에 노력을 쏟을 수 있겠냐"고 우려했다. 지난해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 잠시 합류했던 그는 "스스로 정치보복한다고 생각하는 집권세력은 없다"고도 경고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새벽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2년 후에 봅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선 "새로 들어선 정부가 가장 쉽게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은 과거 정권의 잘못에 대한 단죄"라며 "지지자들이 좋아하고, 아이템을 잘 선정하면 야당 지지자도 반박하기 어려워한다. 그러다 보니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매번 '적폐청산'이 벌어진다"고 짚었다.
금 전 의원은 "과거를 바라보고 하는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현실적인 성과와 상관이 없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기세 좋게 출발한 정부가 2년쯤 지난 후에 해놓은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당황하고, 집권 3년 차, 4년 차가 되면 무리하게 레거시 쇼핑에 나서게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그 결말은 '문재인 정부는 해놓은 일이 하나도 없다'는 평가였다"고 지적했다.
금 전 의원은 앞선 18일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검찰의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에 대해 "지금 검사들이 전면에 배치돼 있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덮은 것만 찾아서 한다고 하더라도, 검사들도 사람인데 공을 다투게 되다 보면 나중엔 대통령도 브레이크 못 밟는다. 이건 초반에 잡아 줘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2,000개 넘는 (방송 관련) 댓글 대부분이 욕"이라며 "윤 정부를 좋아하시는 지지자분들이 단 댓글일 텐데 주된 논조는 왜 문재인 편들어 주느냐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런 팬덤 정치를 경계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초기에 '이런 식으로 적폐청산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다가 반드시 후회할 겁니다' 충고할 때 박근혜 정권이나 MB(이명박) 정권 편들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당연히 새 정부가 할 일을 하고 좋은 평가를 받으라는 마음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윤 정부에서 일하는 분들이나 지지자들은 지금 하는 일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과 질적으로 다른, 정말 법에 어긋난 일만 골라서 바로잡은 작업이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그건 어느 정권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는 "스스로 정치보복한다고 생각하는 집권세력은 없다. 언제나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은 뒤 적절한 선에서 멈추고 할 일을 하겠다'면서 시작하게 된다"며 "그리고 2년 후쯤엔 애초에 했던 생각 같은 건 다 잊어버린다.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했다.
금 전 의원은 민주당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당 대변인과 전략기획위원장 등을 지냈지만 당내에서 소신발언을 이어가다 2020년 민주당을 탈당했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체제를 꾸릴 때 잠시 전략기획실장으로 참여했지만 김 위원장 사퇴와 함께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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