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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의 굴욕' 마크롱 총선서 과반 확보 실패… 국정 운영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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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의 굴욕' 마크롱 총선서 과반 확보 실패… 국정 운영 먹구름

입력
2022.06.20 08:23
수정
2022.06.20 14:38
0 0

좌파 연합 제1야당 등극… 극우 정당 역대 최고 성적
20년 만에 의회 장악 실패, 마크롱 개혁 공약 '빨간불'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가 치러진 19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스 르투케에 있는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르투케=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가 치러진 19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스 르투케에 있는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르투케=로이터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집권 2기’ 시작 두 달 만에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19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 결선 투표에서 범여권이 의석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연금ㆍ복지 개혁, 우크라이나 지원 등 마크롱 대통령이 야심차게 내건 정책들도 좌초할 위험이 커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내무부는 총선 개표 결과 마크롱 대통령의 정당 ‘르네상스’를 포함한 중도 연합 ‘앙상블’이 하원 577석 가운데 245석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과반인 289석에서 44석 모자랄 뿐 아니라, 현재 여권이 차지하고 있는 의석 345석보다 101석이나 줄었다. 프랑스 여당이 의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건 2000년 프랑스 선거 개혁 이후 20여 년 만이다.

반면 야당들은 크게 약진했다.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가 주도한 좌파 연합 ‘뉘프(NUPESㆍ신생태사회민중연합)’는 135석을 얻어서 제1야당으로 올라섰다. 마린 르펜 대표가 이끄는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은 89석으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지난 총선에선 8석을 얻는 데 그쳤고 이번 총선에서도 15석 이상 확보해 의회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이 목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으로 대성공을 거둔 셈이다. 뉘프와 국민연합의 의석수를 합치면 224석으로 앙상블과 21석 차이에 불과하다.

이날 전국에서 뽑힌 임기 5년 하원의원 577명은 4월 재선에 성공한 마크롱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한다. 12일 1차 투표에서 1위 후보와 득표율 12.5%를 넘긴 2∼4위 후보들이 결선에서 다시 붙어서 최종 당선자를 가렸다.

여당이 의회 장악에 실패하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향후 행보는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감세, 연금 개혁, 은퇴 연령 62세에서 65세로 상향 등 야심차게 내건 공약들을 추진하기 위해선 야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해졌다. 또 유럽연합(EU)의 좌장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 현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려 했지만, 이번 선거 패배로 국내 문제에 시선을 빼앗길 위험도 크다고 AFP는 진단했다. 브루노 코트레 파리정치대학 연구원은 “이번 선거 결과는 마크롱 대통령의 ‘무적’ 이미지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는 “우리는 내일부터 과반을 점하기 위한 실무적인 연정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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