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초긴축, 2040빚투의 절규]
주담대 평균금리 1년 새 1.17%P 증가
입주 예정자는 "대출 상담도 무서워"
1년 새 이자만 37만 원 늘어. 변동금리로 받은 걸 정말 땅 치고 후회 중
대기업 회사원 박모(37)씨
주담대 잘 아시는 분들 제 대환대출 요건 좀 봐주세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집값은 오를 테니 도전해보자'며 분양 계약금도 대출받았는데 금리 인상 복병을 만날 줄이야. 될 놈만 되는 건가.
마지막은 맞벌이 직장인 김모(35)씨의 푸념이다. 김씨는 올해 10월 재작년 분양받았던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있다. 부부는 결혼 10년간 꾸준히 청약저축을 부어 서울의 한 아파트에 당첨됐다. 분양 계약금을 치를 돈이 부족했지만 집값이 오를 거란 기대에 신용대출을 받아 해결했다.
김씨는 요즘 심란하다. 곧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아야 하는데 눈만 뜨면 이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이자도 2년 새 월 16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늘었다. '주담대 금리가 8%로 오른다'는 뉴스에 벌써부터 눈앞이 캄캄하다.
김씨는 "'부모 도움 없이 자력으로 일궜다'는 성취감은 몇 달 새 '신혼 때 무리해서라도 집을 샀어야 했다'는 자괴감으로 바뀌었다"고 호소했다. 김씨 부부는 현재 새 집 살이를 포기하고 전세를 내주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1년 새 주담대 평균금리 1.17%P 증가
빚을 내야만 집을 살 수 있는 시대다. 당연히 이자가 따라붙는다. 상환 능력을 따져 집을 장만하지만 최근 글로벌 초긴축이 불을 댕긴 고금리 행진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가뜩이나 고물가로 씀씀이가 커진 가계에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증가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저금리가 지속될 거라 여겨 변동금리 대출을 받거나, 하반기 입주를 앞두고 대출을 받아야 하는 3040세대의 고통이 더하다.
주담대 이자 부담은 이미 가계를 옥죄고 있다.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84㎡ 아파트의 월 상환액은 1년 만에 40만 원이 늘었다는 게 부동산플랫폼 '직방'의 분석이다. 서울의 해당 면적 아파트 평균매매가(12억8,600만 원)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상한으로 잡아 계산한 결과다. 적용된 주담대 평균금리는 지난해 4월(2.73%)과 올해 4월(3.9%) 수치로, 1년 새 1.17%포인트 급등했다.
금리가 연말까지 5.5%로 오르면 상환 부담액은 4월 대비 39만 원 더 늘어난다. 최근 제기되는 '연말 7% 인상'이 현실화하면 82만 원을 더 내야 한다. 17일 기준 3대 시중은행(신한·우리·하나은행)의 변동금리 하단은 4.05~4.381%로 4%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기존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갈아타려고(대환) 하지만 여의치 않다. 지난해 3.3%의 변동금리로 4억여 원을 대출받은 박모(37)씨는 늘어나는 이자가 부담스러워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다 중도상환금만 100만 원이 넘고 4% 초반 금리를 적용받아야 한다는 말에 고민이 깊어졌다. 박씨는 "1년 전에 비해 월 이자만 37만 원이 늘었다"고 한숨지었다.
고정금리 갈아타도... 이자 늘고 수수료까지 내야
문제는 추가 금리 인상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한국은행도 '금리 역전'을 방어하기 위해 7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빅스텝)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주담대 대출총액의 절반 이상(52.6%)을 차지하는 3040세대의 고통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은행권 가계대출의 76.5%를 차지하는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부담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현재는 상환 리스크에 머물겠지만, 금리 평균값이 5%까지 오르면 매물이 쏟아지면서 2010년의 '하우스푸어'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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